17대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이 확산되어 가고 있는 요즘 국민들이 점수를 준다면 몇 점을 줄까? ‘100점을 만점으로 하고 60점 미만은 낙제, 최하 0점이라고 할 때 생각하는 점수는 몇 점인가’라는 질문에 국민들은 평균 44점(44.27)이라고 답했다. 각 정당 지지자별로 구분했을 경우, 열린우리당 지지자들은 평균 54점을 내려 가장 후한 점수를 줬다. 반면 민주노동당 지지자들은 평균 46점,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평균 45점을 줬다. 연령별로는 20대가 49.8점으로 가장 후한 점수를 줬으며, 30대는 43.0점, 40대는 40.0점, 50대이상은 44.1점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지역별로 구분했을 경우 17대 국회는 대전충청지역에서 47.9점을 얻어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얻었다. 반면 가장 낮은 점수(40.7점)는 서울지역으로 나타났다.
수능시험 부정사건, 가장 높은 관심사안 최근(12월초)의 주요 사건 중에선 단연 수능시험부정사건이 국민들에게 가장 높은 관심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사건 10가지를 제시하고 그 중 가장 관심이 가는 사건을 3개 고르게 한 결과, ‘수능시험 부정사건’이라는 응답이 54.2%로 가장 높았다. 이어 ‘국민연금의 경기부양책 활용안’(43.3%), 이라크 추가파병문제(27.7%), 환율하락(26.6%) 등의 순으로 꼽혔다.국민연금이 높은 관심을 끈건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의 연기금 발언 파문의 영향으로 해석된다. 응답자 특성별로 살펴보면, 관심사안으로 ‘수능부정사건’을 꼽은 응답은 20대(66.6), 가정주부(61.2%)에서 특히 높았다.
반면 ‘국민연금 경기부양책 활용’을 꼽은 층은 30대(52.4%), 자영업자(52.4%), 화이트칼라(51.9%)에서,‘이라크 추가파병문제’라는 응답은 20대(41.0%), 학력이 높을수록(대재이상: 31.2%), 블루칼라(40.1%)와 학생(43.0%)에서 높았다. ‘환율하락’이라는 응답은 학력이 높을수록(대재이상: 32.5%), 화이트칼라(34.0%)에서 ‘종합부동산세’라는 응답은 연령이 높을수록(50대이상: 31.8%), 서울 거주자(33.2%)에서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관심사안’의 상위 5위까지의 항목은 ‘이라크 추가파병 문제’를 제외하고 모두 국민 개인의 일상적 생활과 밀접한 사안들인 반면, 하위 5위를 이루는 사안들은 ‘치안상황 악화’를 제외하면 모두 개인의 일상적 생활과는 일정하게 거리가 있는 사안으로 나타났다.
“올 한 해 한국민주주의, 발전 못했다” 63.5%
지난 한해동안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발전여부에 대해서는 ‘발전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63.5%로 ‘발전했다’는 응답(33.2%)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응답자 특성별로 보면 ‘발전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여자(66.8%), 고졸(70.32%), 블루칼라(76.7%) 및 주부(68.4%)층에서 높게 나타났다. 특히 한나라당 지지자(71.2%)에서 높게 나타난 점이 흥미롭다. 반면, ‘발전했다’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높은 층은 남자(36.9%), 대재이상(38.1%), 자영업자(43.3%), 열린우리당(44.3%) 및 민주노동당(40.8%) 지지자였다.그러나 모든 응답층에서 일관되게 지난 한해 민주주의가 ‘발전하지 못했다’는 답변이 월등히 높았다.이에 대해 리서치앤리서치는 “경제불황, 각계각층에서 터져 나온 요구의 분출, 미약한 사회적 합의 역량, 새로운 전망을 보여주지 못한 17대 국회 등 한국민주주의가 시험대에 오른 올 한 해였다는 점을 보여준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인철 chle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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