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에 가슴 졸이는 ‘시한부’의원들
재판에 가슴 졸이는 ‘시한부’의원들
  • 김정욱 
  • 입력 2004-12-28 09:00
  • 승인 2004.12.28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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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국회의원들의 대폭적인 물갈이가 예고 됐다. 지난 총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선거법 등의 위반 혐의가 드러난 의원들이 재판에서 의원직 상실에 해당하는 형을 선고받았거나 이에 해당하는 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열린우리당은 과반수 의석이 무너질 것으로 예상돼 당내 지도부는 과반수 의석 붕괴 막기에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현역 의원들의 대거 의원직 상실위기에 따라 내년 재보선은 대규모 선거가 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낙마한 중진들의 패자부활전 무대가 될 것이라는 추측이 뒤따른다.지난 10일 이상락 열린우리당 전의원(50·경기 성남 중원)이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형을 판결받아 의원직이 상실됐다.

이 전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학력을 허위로 기재한 혐의이다. 실제 최종학력이 초등학교 졸업인 이 전의원은 지난 3월17일 총선 예비후보 등록서류 및 홍보물에 J고교 졸업으로 허위 기재, 또 지역 케이블TV 후보토론회에서 위조된 고교졸업증명서를 제시한 혐의로 기소, 의원직이 박탈됐다. 이 전의원은 6개월의 짧은 의원생활을 마감하고 비운을 맞게 된 것이다.이 전의원은 17대 의원 중 의원직을 상실한 첫 사례로 기록됐다. 이 전의원의 의원직 상실은 ‘현역 의원들의 의원직 상실 예고편’이다. 현재 선거법, 정치자금법 등의 위반으로 의원직 상실 위기에 놓인 현역 의원들이 가슴을 졸이고 있다.국회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는 경우는 주로 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이다. 현역 의원 본인이 선거법 위반으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나 징역형을 선고받으면 당선무효에 따라 의원직이 박탈된다.

또 의원 본인 외 배우자, 사무장 등 본인과 관계된 사람이 선거법 위반으로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나 징역형을 선고받으면 역시 의원직을 잃게 된다.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도 선거법 위반과 마찬가지로 본인 100원 이상 벌금형, 징역형 또는 본인과 관계된 사람이 300만원 이상 벌금형이나 징역형을 선고받으면 의원직이 상실된다.현재 17대 의원 중 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재판에 계류된 의원은 11명으로 이중 상당수가 의원직을 상실할 것으로 보인다.이인제 자민련 의원(56·충남 논산·계룡·금산)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 의원은 지난 2002년 대통령선거 때 한나라당에서 불법정치자금 2억 5,000만원을 받은 혐의이다.구논회 열린우리당 의원(44·대전 서 을)은 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구 의원은 지난 해 12월부터 지난 2월 사이 지역구 유권자 30여명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자신의 명함을 배포한 혐의이다.

장경수 열린우리당 의원(45·경기 안산 상록 갑)도 선거법 위반 혐의. 장 의원은 1심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장 의원은 지난 3월 지구당 후보 경선을 앞두고 지지를 호소하는 자필서신 600여장을 선거구민들에게 돌렸다. 또 모대학에서 일반인을 상대로 부동산학을 강의했는데 외래교수를 역임했다고 허위 사실을 적은 명함 200여장을 선거구민에게 배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얼마전 ‘현역의원 북한노동당 입당의혹’으로 주목을 받았던 이철우 열린우리당 의원(44·경기 포천·연천)도 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25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 의원은 17대 총선 유세과정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20~30대는 투표하지 말고 놀러가도 된다’고 했다”는 등의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김맹곤 열린우리당 의원(59·경남 김해 갑)은 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김 의원은 지난 해 11월 지역구 내 개업식당에 화분을 돌리고 올해 1월에는 선관위 직원에게 폭언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복기왕 열린우리당 의원(36·충남 아산)은 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복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지역주민들에게 청와대 관광을 주선한 혐의이다.강성종 열린우리당 의원(38·경기 의정부 을)은 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강 의원은 지난해 9월과 올해 1월 900여명에게 선물세트 1,100만원어치를 배포하고 자선 콘서트를 개최한 뒤 의정부시의 4개 장애인 단체에 250만원씩 기부한 혐의이다.신계륜 열린우리당 의원(50·서울 성북 을)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5,500만원을 선고받은데 이어 항소심에서도 원심대로 선고 받았다.

신 의원은 재작년 12월 초 ‘굿머니’에서 받은 3억원 중 2억5,000만원에 대해 후원금 영수증을 발급하지 않았고, 같은 해 12월 굿머니 이사로부터 불법정치자금 500만원을 받은 혐의이다.이덕모 한나라당 의원(51· 경북 영천)은 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데 이어 항소심에서는 벌금 1,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 의원은 17대 총선을 앞두고 선거운동원들에게 2,900여만원을 제공한 혐의이다.오시덕 열린우리당 의원(57·충남 공주·연기)은 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데 이어 항소심에서는 벌금 1,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오 의원은 지난 해 11월 선거운동원 7명에게 2,600여만원을 지급하고 유권자들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혐의이다.김기석 열린우리당 의원(58·경기 부천 원미 갑)은 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항소했으나 항소심도 원심대로 판결받았다. 김 의원은 지난해 11월 버스 12대를 동원, 유권자 500여명에게 관광과 식사, 음료 등을 제공한 혐의이다.현재 재판이 진행중인 의원 11명중 열린우리당 의원이 9명, 한나라당 의원이 1명, 자민련 의원이 1명이다. 열린우리당은 지난 총선에서 152석을 얻었으나 국회의장의 당적보유 금지로 김원기 국회의장이 탈당을 했다.

또 이상락 의원이 의원직을 잃어 현재는 150석으로 과반수 의석이 곧 무너질 전망이다. 이에 열린우리당은 과반수 의석 붕괴를 막기 위해 내년 재보선에서 총력을 기울여야할 마당이다. 한편 내년 재보선은 17대에 금배지를 달지 못했던 거물급 정치인들의 패자부활전이 될 전망이다. 우선 이부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재보선 출마가 감지되고 있다. 또 홍사덕, 주진우 전의원도 재판부의 판결을 예의주시 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순형 민주당 전대표, 김경재, 함승희, 김경순 전의원도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재판부의 판결을 예의주시하며 내년 재보선에서 명예회복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김정욱  jkim@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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