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중에서도 특히 LCD는 전형적인 시황산업으로 분류되는데, 불황에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도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 확인됐던 셈이다.
19일 관련업계와 증권가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디스플레이 사업은 2분기에도 여전히 적자의 늪에 허덕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패널(DP)사업부는 1분기 매출액 6조5100억원, 영업적자 2300억원을 기록했다. 무려 8분기 만의 적자였다.
DP사업부의 실적은 삼성전자의 LCD 사업과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의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사업이 합쳐진 것인데, AMOLED의 이익률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LCD 부진의 골은 더 깊었다고 볼 수 있다.
2분기 전망 역시 그리 밝지는 않다. 증권가에서는 200~500억원 수준의 영업적자를 전망하고 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DP사업부는 LCD 업황 악화로 인해 230억원 영업적자로 추정되며, 이는 2분기 전체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성인 키움증권 연구원은 "LCD의 경우 올해 내내 부진할 것으로 보이는 등 저수익 사업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후발업체의 진입이 매우 어려운 AMOLED의 수익성이 좋아질 내년부터 DP사업부의 성장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의 실적 전망은 더 어둡다.
1분기 매출액 5조3655억원, 영업적자 2392억원을 기록, 지난해 4분기(영업적자 3869억원)에 이어 2분기 연속 적자에 허덕였던 LG디스플레이는 2분기에도 적자가 유력한 것으로 증권가와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국내 증권가 한 연구원은 "1분기 보다는 좋아질 것이란 전망도 일부 있지만, 흑자 전환을 기대했던 당초 가이던스에는 크게 못 미친다"며 "마땅한 호재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TV 수요가 좀처럼 오르지 않는데 따른 LCD패널 수요 하락세 탓이다. 당초 LCD패널 가격은 서서히 강세를 보일 것이란 예상이 많았지만, 아직 제자리걸음이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주력 제품인 40~42인치 TV용 LCD패널의 경우 이번달 상반기 가격은 지난달 하반기와 같은 237달러였다. 230달러선을 뚫고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사실상 횡보세를 보이고 있다.
TV 제조업체들이 3D TV, 스마트TV 등 프리미엄급 제품을 통해 전반적인 IT 경기를 올리려 했지만, 아직 역부족이라는 관측이 많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의 주가가 1년7개월 만에 3만원 아래로 내려가는 등 실적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마냥 시황이 지금보다는 더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에 대한 불신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남 기자 surrende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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