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수 회장에게 흘러들어갔나”
[이범희 기자]= STX그룹(회장 강덕수)이 시민단체의 표적이 되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달 27일 STX그룹 계열사인 STX중공업의 유상증자와 관련 모 기업의 수장인 강 회장이 부당한 이득을 취한 의혹이 짙다며 의구심을 표출했다. STX중공업의 최대주주인 STX조선해양의 실권청약율이 5.94%임에도 불구, 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인 STX그룹 강 회장이 간접적으로 이익을 얻게 되었다는 것. 또한 경제개혁연대는 “이해관계기업들의 모종의 합의(?)가 없이는 이뤄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경제개혁연대는 신주발행가액의 산정절차 방식 공개는 물론 사정당국의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일요서울]은 경제개혁연대가 지적한 STX그룹계열사들의 유상증자 관련 문제점들을 되짚어본다.STX중공업은 현재 STX그룹 소속의 비상장 계열사이다.
2010년 12월 31일 기준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STX중공업의 최대주주는 STX조선해양으로 전체 주식의 94.06%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STX조선해양의 최대주주는 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STX로 지난 3월 25일 기준 33.91%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STX중공업의 유상증자와 관련 STX조선해양이 실권함으로 인해 STX중공업의 최대주주였던 STX조선해양 지분율은 57.5%로 36.56% 감소하였고, STX는 STX중공업 지분 35.10%를 새로 취득하여 제2대 주주에 올랐다.
유상증자 문제점 ‘팽배’
이에 대해 경제개혁연대는 “STX그룹 내의 유상증자 및 지분 변동 과정에서 몇 가지 석연치 않은 문제점들이 발견되고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먼저, STX중공업 지분 대부분을 소유한 STX조선해양의 실권 사유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
STX중공업의 경우 향후 상장계획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상당한 규모의 상장차익이 예상되는 유상증자에 대해 STX조선해양이 실권 결정을 한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또한 경제개혁연대는 “신주 발행가액으로 정한 주당 2500원은 STX중공업의 주당순자산 7717원, 주당순이익 464원을 고려할 때 저가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STX중공업이 향후 상장할 경우를 감안하면 공정한 신주 발행가액이 2500원을 크게 상회할 것이라는 예상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결국 향후 상장차익이 예상되는 STX중공업의 유상증자에서 최대주주인 STX조선해양이 실권하고, 실권주식을 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STX가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취득한 것은 그룹 차원의 협의와 결정이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경제개혁연대의 한 관계자는 “상장회사인 STX조선해양과 그 외부주주들에게는 손실을 의미하지만, STX는 이익을 얻게 된다”며 “STX의 지분을 보유한 강 회장과 포스텍(강 회장 69.4% 보유)이 간접적으로 이익을 얻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제개혁연대는 STX에 STX중공업의 유상증자 과정에서 그룹 차원의 사전협의나 결정이 있었는지 여부와 STX조선해양에는 STX중공업 유상증자에서 실권한 이유를, STX중공업에는 신주 발행가액의 산정절차와 평가방법 등에 대해 각각 질의했다.
하지만 STX그룹 관계자는 “최대주주인 STX조선해양이 STX중공업 유상증자에 실권한 이유는 향후 설비투자 계획이 잡혀 있었기 때문”이라며 “신주 발행가격 저평가 의혹 또한 시장평가기관에서 확정한 금액”이라고 반박했다. 때문에 STX그룹과 시민단체의 마찰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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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희 기자 skycros@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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