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전세는 품귀 현상, 월세는 넘쳐나
현장취재-전세는 품귀 현상, 월세는 넘쳐나
  • 이진우 기자
  • 입력 2011-06-07 16:36
  • 승인 2011.06.07 16:36
  • 호수 892
  • 2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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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부동산시장 왜곡 심화…정책 실패 탓?
[이진우 기자]= 수도권 부동산시장의 왜곡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 주초에 [일요서울]은 수도권 지역의 부동산시장 현황 파악을 위해 서울지역과 수도권 일부지역의 부동산 중개사무소를 찾았다. 지난달 30일 서울시 은평구 갈현동에서 전세를 구하고 있다는 이모(43.여)씨는 “현재 전셋집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의 주인이 전세금을 3000만 원이나 올려달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전세를 새로 구해야 하는데...”라며 “전세가격도 가격이지만 시장에 나와 있는 물권이 없어서 만기까지 집을 구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취재진이 여러 중개사무소를 방문하며 확인한 결과, 현재 주택시장에서는 월세는 넘쳐나지만 거래가 잘 되지 않고, 전세는 물권이 거의 없어서 부르는 게 값이라는 전언이다. 이에 [일요서울]은 왜 부동산시장이 이렇게 왜곡되어 서민들의 안정된 주거생활을 힘들게 하는지 조명해봤다.

전세금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오르는 전세가격 때문에 발을 동동 구르던 수요자들은 시장에 나온 전세물권이 거의 없어 한번 더 한숨을 내쉬는 형국이다.

현재 수도권 부동산시장에서 매매가격은 하향 추세에 있으나, 전세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곧 매매가격도 오를 것이라고 전망한다. 또 월세는 넘쳐나고 있는데 거래가 잘 안되고 있다는 것도 이상한 현상으로 꼽힌다.


‘로또’ 보금자리 주택위해 신규 주택구입 안한다

은평구에서 15년째 중개업을 하고 있다는 A부동산 정모 대표(공인중개사)는 “정부가 수도권 지역에서 보금자리 주택 및 쉬프트(장기전세주택) 공급 정책 등을 확대해 펼치는 바람에 잠재적 매매 실수요자들이 신규 매수를 연기하며 전세로 눌러 앉아 전세물권이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며 “차라리 저렴한 임대료(연이율 7~8%)를 부담하는 임대주택 공급을 늘렸더라면 월세의 임대료율(통상적 연이율 12%)의 조정도 가져와 월세시장도 안정되고 전세시장도 적절히 형성되어 전체적인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가져올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다음날 방문한 경기도 광명시의 부동산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광명시에서 중개업을 하는 B부동산 김모 대표(공인중개사)는 “최근 부동산시장 침체는 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때문이다.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전세자금대출 확대는 월세수요자들의 전세전환 욕구로 이어져 더욱 전세거래를 어렵게 하고 있다”며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일관성이 없어 부동산시장의 왜곡이 심화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그는 “저금리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자 주택소유자들이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경향이 많아 월세는 시장에 넘쳐나지만 월세 실수요자 감소로 거래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반기에는 부동산시장 안정될까?

올해 하반기 부동산시장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부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과 침체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팽팽히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경제회복에 따라 서민경제가 회복되고 물가가 안정되면 부동산수요가 살아나고 거래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며, 정부의 부동산경기 정상화를 위한 규제완화(양도세 중과 폐지 등), 선거에 대한 기대심리 등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여전히 집값 불안이 지속되면서 수요이탈 현상이 심화되고 금리 인상, 경제 불균형 등이 지속되어 침체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팽팽히 맞서는 상황이다.

다만 지방의 부동산 회복세는 중소형 평형에서 중대형 평형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이지만, 수도권은 계속 약세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며,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수도권(경기 51.5%, 서울 46.8%)보다 지방(광주 74.9%, 대구 70.5%, 부산 67.9%)이 높아 매매가 상승세도 지방이 더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데는 대체적으로 일치하고 있다.

토지의 경우도 국지적 보상, 보금자리 주택권역이나 일부 신교통기반시설 확충지역 등을 중심으로 매기가 형성되고, 수익형 부동산 역시 차별적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voreolee@dailypot.co.kr

이진우 기자 voreolee@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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