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 없는 민주당… ‘20대 발언’ ‘성추행’ 논란 일파만파
바람 잘 날 없는 민주당… ‘20대 발언’ ‘성추행’ 논란 일파만파
  • 강민정 기자
  • 입력 2019-03-01 19:08
  • 승인 2019.03.01 19:25
  • 호수 1296
  • 1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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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정부 20대 지지율 ‘최저’…툭하면 ‘헛발질’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뉴시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뉴시스]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청와대에 힘을 실어줘야 할 더불어민주당이 되레 문재인 대통령의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정책 개진에 가속도를 내야 할 집권 3년 차 시점이지만, 민주당 인사들의 실책성 발언과 성추행 사건 등 불미스러운 일이 연일 불거지면서 바람 잘 날이 없는 모양새다. 설상가상으로 문 정부에 대한 20대 지지율이 최저치를 기록해 이에 대한 타개책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홍영표 “20대 청년 관련 발언 논란 사과한다”
vs 홍익표 “내 발언 취지 잘 몰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20대 교육’ 등 부적절한 발언과 이창우 동작구청장의 성추행 논란 등 잇따른 풍파로 당내가 소란스럽다. 특히 설훈 최고위원과 홍익표 수석대변인의 ‘20대 청년’ 발언은 정권 초기에 비해 20대 지지율이 하락하는 속도에 박차를 가하는 격이 됐다.

지난달 28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지난달 4주차 주중집계 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지난주 대비 0.9%p 하락한 50.1%로 집계됐다. 반면 ‘잘못하고 있다’고 응답한 부정평가는 0.1%p 상승한 44.2%, 모름·무응답은 5.7%로 나타났다. 

이번 주중집계는 지난달 25일부터 27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만3452명에게 통화를 시도, 최종 1511명이 답해 6.4%의 응답률을 나타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다. 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에 관해 리얼미터는 “일부 여당 의원들의 ‘20대 발언’ 논란이 여야 정쟁으로 확산하며 20대, 학생을 비롯한 청년층의 이탈로 이어진 데 따른 것”이라고 풀이했다. 실제 20대의 긍정 응답 비율은 지난주 44.7%에서 42.0%로 2.7%p 급락하는 현상을 보였다.

아울러 ‘20대 발언’ 여파는 정당지지도에도 영향을 미쳤다. 민주당은 지난주에 비해 1%p 하락한 39.4%의 지지도를 기록, 지난 3주 동안의 완만하게 상승했던 지지율이 다시 30%대로 내려가는 모습을 보였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뉴시스]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뉴시스]



20代 ‘보수 성향’ 원인
전 정권 교육에 있다?


‘20대 교육’ 발언이 일파만파 퍼지자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25일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20대 청년과 관련해 우리 당 의원들의 발언이 논란이 됐다”며 “원내대표로서 깊은 유감과 함께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한발 물러선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 “당정이 20대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을 함께 공감하고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20대 발언’ 논란의 당사자 중 한 명인 홍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홍 원내대표가 내 발언의 취지를 잘 모르고 한 말 같다. 홍 원내대표의 사과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중장기적으로 우리 국민에 대한 평화, 인권교육, 민주주의 교육이 극우세력 준동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으리라는 것이 발언의 의도”라고 선을 그었다.

홍 의원은 지난달 15일 국회 토론회에서 “왜 20대가 가장 보수적이냐. (지난 정권에서) 1960~70년대 박정희 시대를 방불케 하는 반공 교육으로 아이들에게 적대감을 심어줬기 때문”이라고 언급해 도마에 올랐다.

논란이 거세지자 또 다른 장본인인 설 의원은 지난달 22일 “모든 책임은 열악한 교육환경을 만든 나를 포함해 여야 정치권과 기성세대에 있는 것”이라며 “오해를 불러일으켜 상처가 된 분들이 있다면 이유를 불문하고 죄송하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하루 앞선 21일 폴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20대 남성 지지율 하락 배경에 대해 “이분들이 학교교육을 받았을 때가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이라며 “그때 제대로 된 교육이 됐을까”라고 발언해 역풍을 맞은 바 있다.

민주당 인사들의 논란 발언에 대해 신보라 자유한국당 청년최고위원은 “20대 지지율이 집권 이후 사상 최저를 기록해 남 탓하고 싶은 마음은 알겠으나, 이런 말도 안 되는 발언으로 청년들을 비하하는 건 그동안 민주당과 해당 의원들이 청년들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말로는 촛불정권이라 하면서 실제 정책은 ‘운동권586(1960년대에 태어나 80년대 학번으로 대학 생활을 거친 현재 50대 세대)’에 포커스를 맞추고 전혀 청년을 고려하지 않는 여당과 문 정부의 인식이 말로 드러났을 뿐”이라며 비판했다.

아울러 홍 수석대변인은 지난달 27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민주당 연령별 지지도에서 20대 지지율이 약세를 보이는 것과 관련해 “보수 언론이 거는 프레임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당 지지율이 20대에서 낮다고 이야기하는데 다른 당 지지율은 차마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수준”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신 청년최고위원은 “청년들이 (문 정부에게) 왜 등을 돌렸겠나. 20대 남성과 여성을 통틀어 지지율 하락의 핵심은 취업난”이라며 “문 정부는 출범 당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했지만 현실은 불평등하고 불공정하며 정의롭지 못했고, 청년들이 이를 깨달았다는 게 이번 20대 지지율 하락을 통해 확인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20대 남성 지지율 이반이 큰데,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입장에서 ‘평화’라는 말만 그럴싸하게 홍보하는 정부에 실망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젠더 문제에 대해서도, 정부는 젠더 갈등의 조정자가 돼야 하는데 지금은 젠더 갈등의 유발자가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文 보좌관 출신
이창우 구청장 ‘성추행’ 혐의


여기에 이창우 동작구청장이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사실까지 더해지며 논
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 구청장은 2012년 대선 당시 후보였던 문 대통령의 일정기획 팀장으로, 문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에는 보좌관으로 활동했다. 이후 2014년 동작구청장에 선출된 이후 재선으로 임기를 이어가고 있는 인물이다. 서울 동착경찰서는 지난달 28일 이 구청장에 대한 강제추행 혐의 고소장이 지난해 12월 31일 접수돼 수사 중이라고 발표했다.

경찰은 이 구청장을 고소한 30대 여성 A씨에 대해 지난달 11일 조사를 실시했고, 이 구청장은 같은 달 24일 불러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이 구청장의 지인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A씨는 이 구청장으로부터 2014년~2015년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이 구청장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등 양측이 상반된 입장을 보여 고소장에 적힌 구체적인 성추행 주장 횟수나 경위 등은 알릴 수 없다는 의견이다.

김익환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지난달 28일 “‘성추행과 더불어민주당’으로 개명을 제안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발표하면서 “김정우 의원, 이재현 인천서구청장에 이어 이번에는 동작구청장이 민주당의 새로운 ‘성추행 멤버’로 합류했다”며 “잊어질만 하면 새로운 성추행 사건으로 국민들을 당혹케 한다. 국민들에게 ‘민주당은 성추행 당’이라는 각인이라도 새길 셈인가?”라고 맹렬히 비판했다.

강민정 기자 km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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