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캠페인·생활 속 사건/사고] 시중은행 사칭 불법대출문자 '기승'
[일요서울캠페인·생활 속 사건/사고] 시중은행 사칭 불법대출문자 '기승'
  • 이범희 기자
  • 입력 2019-02-26 11:24
  • 승인 2019.02.26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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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대출로 갈아타세요"…피해 속출·엄벌 필요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생활형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당부된다. 최근에는 단순히 돈을 훔치는 행위에서 지위를 사칭하거나 특정한 명목으로 돈을 갈취하는 등의 수법도 등장했다.

지능화된 범죄에 따른 피해자도 늘고 있다. 일요서울은 일상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경제 사건·사고 유형에 대해 알아보고 대응책도 함께 제시한다. 이번호는 불법대출문자다. 

알고보면 고금리대출 판매…서민금융기관 사칭 대출빙자 사기도
금감원 "문자나 전화대출 권유는 100% 대출사기 범죄다" 강조

요즘에는 강도가 줄어들고, 소매치기와 오토바이 날치기가 많이 없어졌다고 한다. 카드 사용이 보편화되어 현금을 보관하는 사람들이 많이 줄어들었고, 회사에서는 계좌이체가 보편화되어 은행에서 현금을 찾아 올 일이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강도 역시 장롱이나 금고에 현금을 숨겨놓거나 보관하는 일이 많이 없어졌기 때문에 집에 강도가 침입한다고 해도 실제로 가져갈 수 있는 돈은 보석이나 반지를 제외하면 얼마 되지 않는다고 한다.

대신 노인들이나 사회생활을 막 시작한 젊은 층 또는 주부 등을 대상한 지능형 범죄가 많이 늘었다고 한다. 최근에는 캐피탈과 은행을 사칭한 무보증 신용대출 광고가 휴대전화 문자나 팩스로 시도 때도 없이 날아드는 등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마치 시중은행에서 보내는 메시지 같아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피해를 볼 수 있다.

문자만 보고 혹하는 경우 많아

실제로 한 제보자를 통해 시중은행을 사칭해 보내 온 것으로 추정되는 문자에는 '대출도 재테크시대입니다. 잘못된 상품을 사용하고 있다거나 현혹된 과장금리에 속아 대출을 잘못받으신분들 잠깐 시간내어 이글을 읽고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라며 "아래사항에 한개라도 해당되신다면 꼭 점검이 필요한 분이라 판단되므로 재정상태를 점검해보는게 어떠실까요?"라는 글이 적혀있다. [사진 참조1]

다음으로는 "▲사용하는 대출상품 중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시는 분 ▲현재 신용등급이 낮다고 생각드시는 분 ▲매달 월급을 받아도 적자 이신 분 ▲매월 급여가 카드값으로 50%이상 나가시 분"이 적혀 있으며 "이 문자에 게제 된 휴대폰 번호로 '상담'이라고 답장을 주거나 전화를 주신다면 최선을 다해 친절히 도와드릴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취재진이 이 번호로 전화를 하자 대부업체 광고음이 연결됐으며 상담원과는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  

또 다른 불법추신 문자도 이와 유사했다. [사진 참조2] KB국민캐피탈로 발송 된 문자에는 "2018년 정부지원 상품이 개편되어 안내드립니다. 금년 낮은 금리로 이용하실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고민하지 마시고 접수신청바랍니다"는 글귀가 나와 있다.

이처럼 사기범들은 시중은행을 사칭하고 정부지원자금, 국민행복기금 등 용어를 사용해 낮은 금리로 마이너스통장, 신용대출을 해준다는 명목으로 주민번호, 계좌번호로 보증료, 공탁금을 요구하고 있었다. 이를 통해 대포통장이나 체크카드 요청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팩스로 전송된 광고지에는 브랜드 등 가치를 이용한NH농협, 외환은행 ,씨티은행등 금융사 명칭과 로고를 표기하고 금융 대출을 소개하고 있다.

또 불법 사금융 업체들은 편리를 위해 만들어진 휴대폰 소액결제로 대출이 된다는 점을 악용해 시중은행 등에 대출이 어려운 서민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 같은 광고지는 밤이면 더욱 심해 아침이면 팩스를 통해 무작위로 일반 사무실은 물론 가정에까지 전송되고 있어 시중은행 등에 대출이 어려운 서민들을 유혹해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저녁시간대면 도로에 주차된 차량에 '일수', '대출 수수료 없음', '급전 지원' 등의 광고 문구가 적인 명함형 광고와 전단지가 끼워져 있어 운전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식당이나 주점 등 업소 앞 인도에는 이 같은 전단지가 마구잡이 식으로 어지럽게 널려져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정부 사칭형’ 보이스피싱은 줄어든 반면 ‘대출 빙자형’의 금융사기 비중이 전체 42.7%에서 71.3%로 증가했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를 악용한 금융사기 피해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풀이된다.

"시중은행, 대출문자 절대 안 보낸다"

문제는 이들 불법 대출업체는 세상 물정에 비교적 어두운 사람들을 상대로 팩스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을 무차별적으로 보내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또한 햇살론 등 서민정책자금 대출신청은 금융회사를 직접 방문해서 신청해야 하는 만큼 방문을 거절할 경우 사기대출 사례임을 의심해봐야 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시중은행을 빙자한 사기대출 문자가 급속도로 퍼져 고객들에게 안내문자를 보내고 있다"며 "은행은 어떠한 경우에도 대출신청을 목적으로 자금이체를 요구하지 않는다. 100% 사기범의 범죄수법이니 절대 대응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문자나 전화대출 권유는 100% 대출사기 범죄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며 "출처가 불분명한 문자나 애플리케이션, 홈페이지 주소 등은 설치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어 "대출권유 문자와 전화를 받을 경우 응답하지 말고 반드시 해당 기관의 공식 대표 전화번호로 전화해 제도권 금융회사 및 직원(혹은 대출모집인)의 재직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덧붙였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오는 6월12일부터 불법대부광고에 사용된 전화번호를 1년에서 최대 3년간 이용중지하는 '전기통신사업법'이 시행된다고 24일 밝혔다.

미등록 대부업체의 불법 대부광고는 대부업법 제19조에 따라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 벌금 부과 대상이다. 기존에는 불법 대부광고에 사용된 전화번호가 신고되면 90일간 이용중지되도록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요청해왔다.
 

생활 속 사건사고에 대한 제보를 받습니다. 제보자의 신원은 보장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제보는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김은경 기자 <ek@ilyoseoul.co.kr>로 보내주십시요.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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