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역삼동 버닝썬 입구 앞 모습. [뉴시스]](/news/photo/201902/290305_209546_126.jpg)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폭행, 마약, 경찰관 뇌물 논란에 휩싸인 클럽 버닝썬 공동대표이자 전 르메르디앙 호텔 등기이사가 이모씨가 25일 경찰에 출석해 13이 넘는 고강도 조사를 받고 오후 11시 20분쯤 집으로 돌아갔다.
이날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 씨가 오전 9시 45분께 나왔다고 전했다. 당시 이 씨는 취재진을 피해 수사대 지하 입구로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 씨는 경찰에 출석한 지 약 13시간 25분이 흐른 오후 11시 10분께 조사를 마치고 다시 지하를 통해 빠져나와 차량으로 움직였다.
취재진은 이 씨에게 "어떤 진술을 했나", "클럽에서 마약이 유통된 사실을 알고 있었나" "왜 (전직 경찰) 강 씨에게 2000만 원을 건넸느냐"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하지만 이 씨는 이에 대해 묵묵부답한 채 차량으로 이동했다.
이 씨는 화장품 업체 A사 임원으로 있는 전직 강남경찰서 소속 경찰 출신 강모씨를 통해 경찰에게 뇌물을 건넨 사건과 관련돼 있다는 의혹에 연루됐다.
이날 경찰은 이 씨를 상대로 금전 전달 여부를 집중적으로 추궁했으나, 이 씨는 이에 대해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알렸다.
이 씨가 버닝썬이 입주한 르메르디앙 호텔 운영법인인 전원산업 전 등기이사로 전해지면서 최근 버닝썬의 실소유주가 르메르디앙 호텔이라는 소문이 퍼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르메르디앙 호텔 관계자는 "버닝썬 임대료가 버닝썬의 수익 일부를 받는 구조이기 때문에 매출 감시 차원에서 이 씨를 버닝썬 이사로 연계시켰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르메르디앙 호텔은 지난 14일 버닝썬에 임대계약 해지를 통보했으며 버닝썬은 이후인 17일 문을 닫았다.
경찰은 유흥업소 유착 문제 비화의 단초가 된 쌍방 폭행 사건 수사를 지난 24일부터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광수대)로 옮겨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이에 대해 "공정성과 신뢰성을 더욱 담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답했다.
경찰은 버닝썬 관계자와 전·현직 경찰관의 계좌 기록 등을 압수수색해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버닝썬 논란은 김모(28)씨가 경찰과 버닝썬 간 유착 의혹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김 씨는 지난해 11월24일 버닝썬에 갔다가 클럽 관계자와 보안요원 등에게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했고, 출동한 강남경찰서 관할 역삼지구대 소속 경찰이 피해자인 자신만 강압적으로 체포했다고 인터넷을 통해 폭로했다.
김 씨는 인터넷에 게시한 글에서 경찰이 편파 수사를 하고, 모욕 발언을 하며 인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또 경찰 폭행으로 부상을 입은 자신이 119 구급대원을 불렀지만 경찰이 병원에 보내주지 않았다고도 밝혔다.
강민정 기자 kmj@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