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비리도 고구마 줄기…전·현직 직원 4명 적발
검찰 수사에서 보해저축은행이 각종 불법 대출을 일삼고 부실한 유동성 규모를 높이기 위해 사채까지 끌어들이는 등 복마전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광주지검 특수부(부장검사 김호경)는 11일 금융감독원 저축은행 서비스국 3급 수석검사역 김모(44)씨를 뇌물수수 혐의로 체포했다.
김씨는 지난 2010년 3월 보해저축은행으로부터 1500만원 상당의 법인 차량인 그랜져 승용차 1대를 뇌물로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1년 전인 2009년 3월 금융감독원의 보해저축은행 검사 업무를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씨가 그랜져를 받은 대가로 보해저축은행의 검사 편의를 봐준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김씨는 보해저축은행이 직원 단체 상해보험과 차량 7대 보험, 부산저축은행이 차량 3대의 보험계약을 보험설계사인 자신의 아내와 체결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검찰은 최근 보해저축은행에서 거액을 불법 대출받은 삼화저축은행 대주주 이모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 중이다.
이씨는 구속기소된 오문철 보해저축은행 대표이사로부터 2000억원을 불법 대출받아 저축은행 인수 등 각종 M&A에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앞서 광주지검은 보해저축은행 오 대표와 공모해 200억원을 불법 대출받은 부동산 시행업자 박모씨를 지난 6일 업무상배임 혐의로 구속했다.
박씨는 자신이 관리하는 회사 명의 수십개를 보해저축은행에 빌려주고 200억원을 불법 대출받을 수 있도록 도와준 혐의다.
검찰은 불법 대출받은 200억원을 박씨와 오 대표이사가 어떤 용도로 사용했는지 집중 추궁하고 있다.
박씨는 오 대표이사의 부탁을 받고 사채업계에서 1300억원을 끌어 모아 보해저축은행에 예치해 주고 수수료 명목으로 48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오 대표이사가 부실한 보해저축은행의 유동성 규모와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박씨를 통해 무리하게 사채를 끌어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불법 대출에 가담한 박씨 같은 차주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검찰은 금융감독원(금감원) 검사를 앞둔 시점에 오 대표이사에게 접근해 검사 연기를 대가로 3억원을 뜯어낸 금융브로커 장모씨와 홍모씨의 범행에 금감원 간부 선모씨가 연루된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구속된 금융브로커 장씨와 잠적한 홍씨가 금감원 직원 선씨 명의의 계좌로 3억원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으며 홍씨를 검거해 선씨와의 공모 여부를 밝혀낼 방침이다.
보해저축은행 불법 대출을 수사 중인 광주지검은 검사 편의를 대가로 오 대표이사로부터 4000만원을 받은 금감원 간부 정모씨를 구속기소했으며, 같은 명목으로 3억여 원을 수수한 금감원 전직 간부 이모씨를 수배하는 등 금감원 전·현직 직원 4명을 적발했다.
검찰 관계자는 "보해저축은행이 서민들의 눈물같은 돈을 끌어 모아 각종 불법 대출에 이용하고 이로 인한 부실을 덮기 위해 로비와 사채까지 끌어들이는 등 복마전을 벌여 왔다"며 "현재까지 드러난 불법 대출 규모는 최소 4000억원에서 최고 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맹대환 기자 mdhnew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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