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운영리스크 관리 소홀…가이드라인 필요"
"금융사, 운영리스크 관리 소홀…가이드라인 필요"
  • 이국현 기자
  • 입력 2011-05-11 10:38
  • 승인 2011.05.11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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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의 고객 정보 유출, 농협 전산망 사고, 저축은행의 임직원 비리 및 감독 부실…"

최근 잇따른 금융사고로 금융회사에 대한 신뢰가 추락한 가운데 전반적인 금융시스템 측면에서 운영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0일 자본시장연구원 최순영 연구원은 '운영리스크 관리에 대한 재조명' 보고서를 통해 "표면적으로는 개별적인 금융사고로 보이지만 발생 원인에는 금융회사의 운영 리스크 관리 소홀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운영리스크는 신용리스크와 시장리스크 및 유동성 리스크를 제외한 모든 리스크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즉, 업무를 수행하는데 있어 부적절하거나 잘못된 내부절차인력시스템과 외부사건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을 말한다.

최 연구원은 "과거와 달리 운영리스크 관리 소홀로 인한 금융사고들의 피해는 해당 금융회사와 고객뿐 아니라 다른 금융회사 및 비금융 영역으로 확대될 수 있는 위험이 내재돼 있다는데 사태의 심각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대부분 리스크는 수익과 직결되는 반면 운영리스크는 수익과 직접적 연관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우선순위가 떨어진다. 또 표준화도 어렵고, 측정 및 계량화도 쉽지 않아 운영리스크 관리에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 연구원은 "금융당국의 IT 보안 및 감독체계 강화와 더불어 국내 운영리스크 관리의 실태, 특히 시스템 리스크 관점에서 전반적 검토가 이뤄져야한다"며 "전반적인 금융시스템 측면에서 운영리스크 관리 가이드라인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기존의 운영리스크 관리 방안은 미시적인 측면에 치중하면서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우려가 컸다"며 "앞으로는 거시적 관점에서 금융시스템의 취약점을 파악하고, 이에 기반한 포괄적인 관리 가이드라인 개발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개별 금융회사들의 운영리스크 관리 체계의 정비를 위해 지배구조의 개선도 시급한 문제로 지적됐다.

그는 "최고경영자(CEO)부터 운영리스크를 강조하고, 운영리스크 최고책임자의 위상도 조직적으로 높아지고 독립적이어야 한다"며 "운영리스크를 관리하는 담당자들의 전문성 확보는 물론 리스크 관리에 관한 커뮤니테이션도 체계적이고 개방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국내에서도 운영리스크에 대한 데이터 축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새로운 운영리스크에 대한 정의를 하고, 개별 금융회사는 각사의 패널 데이터를 축적한 뒤 금융회사간 공유가 필요하다.

다만 최 연구원은 "운영 리스크 데이터는 금융회사의 영업비밀로 공유에 대한 저항이 있기 마련"이라며 "영업비밀을 유지하면서 운영리스크 데이터를 공유하는 국제손실데이터공유협회(ORX)시스템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국현 기자 lg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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