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증시 전문가들은 유가 하락에 대한 기대 심리에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빈 라덴이 중동지역 유가 불안의 핵심이 아닌 만큼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동 리스크가 줄면서 국내 증시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일 백악관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 북쪽에서 1일 일단의 미군 병력이 펼친 군사작전에서 오사마 빈 라덴이 사살됐다"고 발표했다.
삼성증권 곽중보 연구위원은 "사망 뉴스가 보도된 후 아시아 증시는 별다른 영향 없이 완만한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고, 유가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가 1달러 가량 하락하긴 했지만 곧바로 반등하면서 유가 약세가 심화된 게 아니다"며 "증시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현재 유가 상승은 알카에다가 아닌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정전 불안 때문에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유가가 빠르게 하향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하나대투증권 김지환 리서치센터장 역시 "잠재적인 중동의 불안요인 중 하나가 완화된 것으로 막연한 유가 안정에 대한 기대가 생길 것 같다"면서도 "리비아와 중동 민주화 사태 때문에 유가 불안이 야기된 것이기 때문에 빈 라덴 사망만으로 유가가 안정된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간접적으로 안정 요인이 되면서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고, 조기 긴축도 둔화시킬 수 있지만 그렇게까지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라며 "증시 상승에 대한 큰 기대는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대증권 오성진 센터장은 "중장기적으로 정치적인 이슈가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별로 없다"며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려면 유가가 하락하는 상황이 나타나야 하는데 이로 인해 중동지역의 정정 불안이 해소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내 증시의 경우 실적 장세기 때문에 당초 예상했던 것처럼 2300포인트까지 가는 것은 문제가 없다"며 "다만 유가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 심리로 인해 주가가 소폭 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신한금융투자 심재엽 투자전략팀장은 "국제 유가가 안정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비용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며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와 미국 정부에 대한 신뢰도 증가를 비롯해 미국 경제 및 펀더멘탈 관련 지표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그는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빈 라덴의 사망이 중동지역 불안 안정에 기여할 가능성을 감안하면 중동 관련 수주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 달러가 강세로 전환될 가능성과 내구재 주문 증가 등을 감안하면 수출주의 실적 개선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국현·이인준 기자 lg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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