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공 회장은 지난 달 28일 무역협회 제주사무소 개소식 행사 후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기업을 멸시하거나 때리면 안 된다고 본다. 그건 우리 스스로가 자해하는 행위라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지난 3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현 정부 경제 성적이)낙제점은 아니다"라는 발언으로 청와대의 대기업에 대한 불편한 심기가 감지된 뒤, 최근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의 "공적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로 대기업을 견제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대기업을 압박한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사공 회장은 지방순회 간담회를 통해 중소기업으로부터 전해들은 애로사항을 설명하면서 "대기업이 원자재를 공급하는 경우에 중소기업을 많이 배려해달라는 애로사항이 많았다"며 "지금 정부에서 강조하고 있지만 동반성장이나 상생 필요성을 중소기업인들의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우리가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그런데 난 방법을 어떻게 하느냐에 대해선 여러가지 대안들이 있다고 본다"며 "나는 정말 중소기업인들 입장에서 중소기업을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기업을 멸시하거나 때리면 안된다고 본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대기업을 우리 사회가 적대시하는 것은 스스로 자해하는 행위다. 중소기업에도 안좋다"고 사공 회장은 재차 강조했다.
사공 회장은 특히 "대기업 스스로가 (동반성장)문화를 만들어서 유도하는 문화를 만드는게 정부차원에서 해야될 일이고 중요하다고 본다"며 정부의 '상생 압박'을 비판했다.
이어 "(동반성장을)강요를 하기보다는 스스로 우리가 문화를 만들어가는, 그리고 만약 대기업이 우월적인 위치에 있다고 해서 부당하게 하면 그건 공정거래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며 "큰 틀을 만드는데 대기업이 앞장서야 되고 대기업이 할 일이 많다고 본다. 중소기업도 할 일이 많다고 본다"고 대·중소기업간 자발적인 동반성장 의지를 주문했다.
그러면서 사공 회장은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과거에는 대기업이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는 것을, 사회에 기여를 해야겠다는 의무로 생각했는데 최근에 특히 영국의 경우를 보면 이제는 사회적인 책임을 안하는 기업의 물건이 덜 팔린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비자나 제품활용하는 측에서 이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안하는 기업이라면 물건이 안팔린다. 그런 풍토를 만들어가는게 중요하다"면서 "시장에서 그런 기능이 바뀌어지도록 해야한다. 강요하거나 법으로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오영호 무역협회 부회장도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자발적인 동반성장 문화 정착을 강조했다.
오 부회장은 사공 회장이 거론한 중소기업의 원자재 수급애로와 관련, "이런 문제가 철강이나 석유화학 업종에서 발생하는 문제"라면서 "지금 일본 대지진도 있고 해외수요가 많으니깐 이런 문제가 생기는데 그 반대의 경우 대기업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하느냐 이런 문제가 있다"고 역지사지를 당부했다.
그는 "제도의 틀로 접근하기보다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으로 접근해야하고 중기중앙회나 이런데서 비축펀드를 만들어 시장기능에서 풀어나가야지 이걸 강제하면 결국에는 나중에 역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준호 기자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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