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세 금감원장 "은행권, 대기업 계열사 우대관행 여전" 질타
권혁세 금감원장 "은행권, 대기업 계열사 우대관행 여전" 질타
  • 변해정 기자
  • 입력 2011-04-26 09:28
  • 승인 2011.04.26 0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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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26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정보통신(IT) 보안문제·신용카드 과당경쟁 등 최근 금융권 현안에 대해 강한 어조로 조목조목 지적했다.

권 원장은 이 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시중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대내외 부동산의 경기침체 장기화로 은행들이 양호한 PF 사업장 조차 경쟁적인 회수에 나서면서 재무구조가 건실한 건설사도 회생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작년 말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하 기촉법) 폐지 이후 기업 구조조정이 자칫 소홀해질 수 있고, 계열사 상호지급보증이 사라졌는데도 은행의 여신심사에서 대기업 계열사에 대한 우대 관행이 여전해 LIG건설과 같은 바람직하지 못한 사례가 발생했다"고 질타했다.

은행권의 과당경쟁 움직임에 대해 "금융권의 구조개편 움직임과 맞물려 금융회사간 과당경쟁이 심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올해 1분기 중 국내은행의 원화대출이 2.2% 증가하는 등 빠르게 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저신용자에 대한 카드발급 남발과 카드론 증가로 카드 건전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권 원장은 현대캐피탈·농협 등 IT 보안사태와 관련 "일부 금융사의 IT보안사고가 금융권 전반의 보안 강화와 선제적 위기 대응의 중요성을 재확인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들이 본연의 자금중계기능을 강화하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은행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오늘 충분한 논의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회동은 지난 18일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권 원장이 5대 금융지주사 회장들을 만난 지 1주일 만에 이뤄진 것이다. 권 원장 주재 하에 열린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이 날에는 국민·우리·신한·하나·외환·한국씨티·SC제일 등 7개 시중은행과 산업·기업·농협·수협·수출입 등 5개 특수은행, 지방은행 간사인 전북은행 등 총 13개 은행장이 참석했다.


변해정 기자 hjp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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