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 사장 "FPR 폄하하던 삼성도 결국…"
권영수 사장 "FPR 폄하하던 삼성도 결국…"
  • 강세훈 기자
  • 입력 2011-04-19 10:43
  • 승인 2011.04.19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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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이 3D TV 구동방식과 관련해 그동안 삼성전자와 벌여온 기술논쟁에서 사실상 승리했음을 자신했다.

권 사장은 18일 저녁 서울 여의도동 LG트윈타워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들(삼성전자)도 필름패턴 편광안경식(FPR)과 셔터안경식에 대한 판매수치를 봤을 것"이라며 "FPR 도입에 대한 고민을 시작한 것으로 안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를 강하게 폄하해 왔기 때문에 당장 갈아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사장은 이날 각종 데이터를 인용해 최근 FPR이 높은 선호도를 보이고 있음을 설명했다.

그는 "FPR과 셔터안경식을 비교 평가한 기관들의 조사결과 100% 예외없이 FPR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런 이유 때문에 한국과 중국 시장에서 선호도가 급격히 올라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컨설팅업체 AVC에 따르면 최근 중국 3D TV 시장에 출시한 지 두 달 만에 FPR 비중이 44%(4월 둘째주 기준)로 치솟았다. 극명하게 FPR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게 권 사장의 설명이다.

반면 1월 95%로 압도적이었던 셔터안경식 3D TV 점유율은 56%로 떨어졌다.

또 "LG전자의 최근 국내시장 조사결과에 따르면 FPR과 셔터안경식의 판매 비중이 2:1 정도"라며 "LG의 판매 점유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권 사장은 강조했다. 에누리닷컴의 자료를 인용, 3D TV 인기리스트 순위도 LG 47인치, LG 42인치, 삼성 55인치 순이라고 설명했다.

두 가지 구동방식 가운데 하나가 없어져야 한다면 그 시기는 언제가 될 것 같냐는 질문에는 "연말이면 확실히 판정이 날 것"이라며 "판정 이후 하나가 죽는데는 1~2년 정도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연말을 기점으로 FPR이 대세로 자리잡고, 셔터안경식은 2년 안에 사라질 것이라는게 권 사장의 생각이다.

경쟁사들이 FPR 도입에 나선다 해도 당분간 시장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권 사장은 "애플이 세상에 없던 아이패드를 만들어 엄청난 돈을 벌 듯이 우리도 FPR로 돈을 많이 벌어보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애플의 경우 경쟁사들이 빨리 추격했지만 우리의 경우 조금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TV 뿐만 아니라 모니터 시장에서도 FPR의 파급속도가 빠를 것으로 내다봤다.

권 사장은 "모니터는 보통 20~30만원으로, 셔터 3D 안경이 최소 50달러(약5만4000원)인 점을 감안할 때 안경가격의 부담이 크다"며 "그런 측면에서 모니터는 보다 쉽게 FPR이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고 밝혔다.

3D 영화 '아바타'로 유명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FPR에 손을 들어준 것에 대한 기쁨도 감추지 않았다. 권 사장은 "카메론 감독과는 일면식도 없다"고 말문을 연뒤 "그분의 발언이후 FPR 시장이 급격히 확대됐다"고 말했다.

카메론 감독은 지난 14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방송장비전시회(NAB)에 참석해 "셔터 3D 안경은 값이 비싸고, 충전을 해야하는 등 불편한데 비해 편광 3D 안경은 저렴하고 가벼워 편리하다"고 말했었다. 이 같은 편의성 때문에 향후 편광안경식 3D TV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 사장은 "카메론 감독이 맞는 말을 했다. 셔터 3D 안경은 아이들이 가지고 놀다 깨지면 그게 돈이 얼마냐"며 편광 3D 안경의 우수성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 239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2분기 연속 실적쇼크에 빠졌다. 하지만 FPR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내부적으로 고무적이라는 게 권 사장의 설명이다.

권 사장은 "FPR이 없었다면 2분기도 녹록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내부적으로 FPR에 대한 기대가 크고, 2분기에는 1분기 영업적자 규모의 흑자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3, 4분기에는 FPR에 대한 매출이 급속도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강세훈 기자 kangs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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