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김은경 기자] 어린이 장난감을 제조·판매하는 손오공이 시장 우위의 영향력을 이용, 관련 유통업체와 방송사 등에 압력을 행사해 신생 기업을 파산 지경까지 몰고 갔다는 갑질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13일 YTN 보도 및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정부 지원을 받아 어린이 완구 스타트업에 뛰어든 완구기업 대표 이 모 씨는 1년 넘는 연구 끝에 변신 장난감 ‘듀얼비스트카’를 출시했으나 완구업계 1위 손오공의 극심한 견제에 시달렸다.
이 모 씨는 “아무래도 신제품이다 보니 기대가 컸다. 그러나 진입하고 난 다음에는 손오공의 영업방해로 인해서 분위기가 많이 어두워졌다”고 말했다.
손오공이 영업을 방해할 목적으로 판로 개척에 가장 중요한 어린이 방송국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씨는 “손오공 측이 장난감을 주인공으로 한 만화 애니메이션 ‘듀얼비스트카’를 방영하지 못하도록 막았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A 방송사 관계자는 “손오공 측이 ‘듀비카’를 방송에 내보내면 광고를 아예 안주고 다 빼버린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최대 광고주 가운데 하나인 손오공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B 방송사 관계자도 “(손오공이) ‘듀얼비스트카’ 광고 걸지 마라. 안 그러면 광고비를 줄이겠다고 압박까지 행사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서도 압력 행사
손오공은 방송뿐만 아니라 유통업계 시장에서도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완구유통 관계자에 따르면 “손오공에서 연락이 왔는데, 듀얼비스트카 유통 자제를 해달라고 연락이 왔다”라고 언급했다.
결국, 이 씨는 20억 원 가까이 손해를 입었고, 현재는 파산 위기에 처했다. 이에 대해 당시 손오공 관계자인 A씨는 이 씨가 먼저 특허를 침해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라고 반박했다.
한편 피해를 입은 신생업체 대표 이 모 씨는 해당 의혹과 관련, 피해 내용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일요서울은 해당 내용과 관련 손오공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으나 닿지 않았다.
김은경 기자 ek@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