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두 회장의 관계가 '화해무드'라는 일각의 추측을 뒤엎듯 현대건설과 관련한 앙금은 여전히 남아 있는 눈치였다.
현 회장은 14일 고 정주영 명예회장 10주기 추모 음악회에 참석하기 위해 오후 7시15분께 서울 세종문화회관에 들어섰다. 지난 10일 '정주영 10주기 사진전' 이후 두 번째 가족 행사다.
현 회장은 음악회 시작 전 기자들과 만나 정몽구 회장과의 관계와 현대건설과 관련해 입을 열었다. 현대건설 인수와 관련 현대차그룹과의 치열한 다툼 이후 처음이다.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채권단에 대한 항고를 취하하며 화해 조건으로 내건 '의미 있는 제안'은 아직 현대그룹에 도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두 회장의 진심어린 화해는 아직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 회장은 "아직 그런 의사를 전달 받은 적이 없다"면서 "(현대차그룹)의 화해제안이 오면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현 회장은 또한 정 회장이 지난 사진전에서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을 넘기는 일은 없다"라는 발언과 관련해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현 회장은 "(정 회장)이 그런 말을 왜 하셨는지 모르겠다"면서 "상선 지분은 우리에게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회장 등은 현대상선 지분 35.83%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현대차그룹 등 범 현대가는 29.43%의 지분을 갖고 있다.
만약 현대건설이 보유한 지분을 합치면 범 현대가의 상선 지분은 37%대로 현 회장 지분을 넘어서게 된다. 이 경우 현대상선, 넘어서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위협할 수도 있다.
현대그룹이 현대상선 지분 획득에 절박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민정 정병준 기자 beoit051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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