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푹 쉬고 나오면 태풍 몰아칠지도
올해 설 연휴는 주말과 겹쳐 조금 쉬었던 지난해와 달리 수요일부터 시작돼 유독 길다. 재계 총수들은 이번 긴 설날 연휴를 어떻게 보낼까. 대부분의 재계 총수들은 이번 설 연휴에 집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설 연휴 동안 자택에 머물면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동시에 경영구상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 강덕수 STX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역시 특별한 외부 계획 없이 가족과 함께 차례를 지낼 것으로 알려진다. 반면 SK 최태원 회장과 민계식 현대중공업 회장은 현장 경영을 통해 바쁜 시간을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일요서울]이 10대 재벌그룹 총수들을 중심으로 그들의 설날을 살펴보았다.지난 1월 20일 국내 주요기업 205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번 설 연휴에 대다수 대기업의 직장인들은 평균 5일을 쉬고 205만3000원의 상여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재벌 총수들은 설날에 무엇을 하면서 쉴 예정일까. 설 연휴에도 각 그룹별 총수들과 최고경영자들은 오히려 경영 구상 등 향후 경영일정을 챙기면서 바쁜 일정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연휴인 설날 하루 정도는 자택에서 가족들과 함께 차례를 지내며 재충전의 시간도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칩거파 - 연휴엔 집에서 조용히 경영계획 구상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 팀에 따르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가족들과 함께 한남동 자택에서 설 연휴를 보낼 계획인걸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평소 독서광으로 유명한 이 회장은 이번 설 연휴에도 역시 자택에서 독서와 함께 새해 경영계획을 가다듬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IOC 위원인 이 회장은 오는 6월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결정과 관련 평창이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될 수 있도록 하는데 도움을 주는 방법도 고민할 것으로 전해졌다.
신정을 쇠는 걸로 유명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도 이번 설 연휴엔 특별한 업무 일정 없이 한남동 자택에서 올해 경영계획을 구상하며 가족과 함께 조용히 보낼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월 3일, 이여성 현대로템 부회장과 김원갑 현대하이스코 부회장이 퇴진하면서 지난해 말 보류된 그룹 내 부사장급 이상 사장단과 부회장단에 대한 인사를 늦어도 이번달 초에 실시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정 회장이 새로운 부회장단과 사장단 진용을 어떻게 짤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고위직 인사는 지난해 실적과 상관없이 앞으로 현대차 10년을 준비하기 위한 대대적인 물갈이 형태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 회장의 설날은 이처럼 고민이 가득한 주가 될 가능성이 크다.
구본무 LG 회장과 허창수 GS그룹 회장도 설 연후엔 조용히 집에서 올해 경영 계획을 구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 관계자는 “지난달 중순 글로벌CEO전략회의에서 CEO들과 1박 2일간 차세대 리더 육성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한 구 회장이 이번 설 연휴 동안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면서 휴식을 취하고, 연초 신년사를 통해 밝힌 올 경영방침인 ‘시장선도 기업’을 달성하기 위해 품질·납기·성능 등 기본적인 고객가치 준수, 철저한 미래준비, 자기주도적 조직문화 구축 등의 세부 전략방향 수립을 위한 경영구상을 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 역시 “서울 이촌동 자택에서 가족과 설 연휴를 보내면서 올해 경영 계획을 구상할 계획”이라 전해졌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 강덕수 STX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도 특별한 외부 계획 없이 가족과 함께 차례를 지낼 예정이다. 세간에서 박 회장의 경우 본가인 광주를 방문하지 않을까 생각했으나 올해는 가족과 함께 조촐하게 설 연휴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이번 설 연휴만큼은 자택에서 휴식을 취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그룹 관계자에 의하면 “설 연휴 동안 동계올림픽 유치 전략을 다시 한번 구상하고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이번 설 연휴를 이용해 가족과 함께 재충전의 시간도 가지면서 경영구상을 하는 재계회장과 최고경영자들도 많은 반면 사업 현장을 찾는 경영자도 있어 눈길을 끈다.
현장파 - 현장 찾아 떠난다
민계식 회장을 비롯한 현대중공업 경영진은 이번 설 연휴에도 어김없이 현장 경영 활동을 펼질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와 바레인 등 중동의 플랜트 공사 현장을 둘러보는 데 이어 유럽과 미주, 아시아 등의 국외법인과 지사를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경영진은 매년 명절 연휴와 여름휴가 기간에 해외 현장을 찾거나 발주처 인사들을 만나는 등 현장을 방문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 1월 26일부터 30일까지 열리는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 참석했다. 이후 귀국해 설 연휴 기간 동안에는 가족과 함께 쉬면서 상반기 경영구상 등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SK 그룹 관계자에 의하면 “최 회장은 특히 다보스 포럼에서 보고 배운 글로벌 경영화두를 그룹 경영에 접목할 방안을 찾거나 경영·경제 관련 서적을 읽으면서 그룹의 지속적인 성장 방안 등을 구상하면서 연휴를 보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영 기자] sky1377@dailypot.co.kr
이지영 기자 sky1377@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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