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선 회장 전문경영인 잦은 교체 내막
김은선 회장 전문경영인 잦은 교체 내막
  • 이범희 기자
  • 입력 2011-01-25 17:20
  • 승인 2011.01.25 17:20
  • 호수 874
  • 2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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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메디앙스가 CEO의 무덤이라굽쇼

기업에 있어 수장의 역할은 대단하다. 조직원들의 의욕을 불러일으켜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불황기에는 이를 이겨낼 수 있도록 에너지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장이 자칫 잘못되기라도 하면 기업의 존폐론까지 불러올 수 있다. 그만큼 수장의 역할은 중요하다. 그런데 최근 보령그룹의 계열사 보령메디앙스 수장의 임기가 1년이 채 되지 못하고 있다. 2008년 이후 4명의 수장이 교체됐다. 이들 대부분은 경영실패에 따른 책임을 진 것이라고 말하지만 일각에선 창업주인 김승호 회장의 4녀 김은선 회장과의 마찰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 회사가 CEO의 무덤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4일 보령메디앙스의 사장으로 최기호 씨가 선임됐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연초에 난 인사이기에 인사에 대한 의혹을 가지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이 업체가 보령메디앙스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게됐다. 그동안 보령메디앙스의 사장의 임기가 1년이 채 안되기 때문이다.

2006년 당시 보령메디앙스는 창업주인 김승호 회장과 조생현 사장의 공동대표 체제였다. 그러다 2008년 3월 임기 1년을 남긴 채 조 사장이 사임했다. 조 사장 자리에는 이상희 전 금비인터내셔널 대표가 새로 부임했다.

그러나 대표이사 교체에도 불구하고 2008년 396억 원에 달하던 영업이익은 16억 원으로, 순이익은 42억 원에서 6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2009년 실적부진의 책임을 통감한 이 대표도 2009년 12월 해임된다.

당시 업계에서도 이 전 대표의 해임을 두고 말들이 무성했지만 공식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었다. 다만 ‘부진한 실적’ 때문일 것이란 관측만 돌았다. 이 대표 해임 후인 지난해 1월 김은정 부회장이 대표이사에 올랐다.

유승재 사장과 함께 투톱을 이뤘다. 하지만 유 대표 역시 취임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지난해 12월 30일 사임했다. 그의 사임 이유도 경영실적 부재로 알려진다. 지난해 9월까지 영업이익 8억 원, 순이익 7억 원 수준으로 실적개선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김 회장과의 마찰? 경기침체?

일련의 시간들을 종합해 보면 보령메디앙스가 하향기로 접어든 시기에는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인물이 있다. 바로 오너가 자녀 김 회장이다.

김 회장은 2006년 부사장에 오르며 경영일선에 나섰다. 이때가 공교롭게도 이 회사 CEO들의 수난시대가 시작된 시기다.

이에 보령메디앙스 안팎에서는 김 회장 취임 이후 경영실적이 부진해졌고, 잦은 경영진 교체가 이뤄지고 있다며 김 회장과 마찰을 빚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김 회장 취임 이후인 2009년 창사 이래 큰 위기를 겪기도 했었다. 1급 발암물질(석면) 검출 파문에 휩싸인 것. 이에 자사의 베이비파우더 제품에 대해 전격적인 리콜 계획을 발표했다.

식약청은 당시 안내문을 통해 “당사에서 생산하는 베이비파우더 제품은 ‘의약외품’으로 품목허가를 받고 그 기준에 적합하게 제조 생산하고 있던 중, 일부 베이비파우더 제품의 탈크 성분에서 미량의 석면이 검출돼서 유통 중인 ‘베이비파우더 제품류’ 전량에 대해 잠정 출하 및 판매중단을 실시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보령메디앙스도 사과문을 통해 “모든 소비자분들께 심려를 끼치게 되어 깊이 사과한다”면서 “문제가 된 원료 등에 대해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는 보다 더 적극적인 원료 정보 획득과 국제적인 풀질관리로 고객이 안심할 수 있는 제품만을 제공하는 기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화는 사그라지지 않고 집단분쟁 소송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당시 판결에서도 보령메디앙스(주) 베이비파우더 4개 제품을 사용한 소비자들에게 1인당 70만 원씩 위자료를 배상하라는 조정이 나왔다.


잦은 교체 문제점 지적

때문에 일각에선 창업주의 자녀에게 물려준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자주 제됐다.

이에 대해 보령메디앙스 측은 "CEO가 자주 바뀐 것은 사실이나 회사 체질을 새롭게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생긴 불가피한 현상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고 해명한다.

하지만 동종업계의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재임 기간이 동종업계에 비해 턱없이 짧기도 하지만 잦은 수장의 교체는 영속성 있는 기업 정책 추진에 장애가 되는 것은 물론 직원들의 복지부동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기업 정책을 총괄하는 수장의 평균 수명이 1년도 안 되는 것은 기업정책의 일관성 및 추진력 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연구원의 한 연구원은 “결국 정책을 움직이는 것은 사람”이라며 “기업 수장이 자주 바뀌면 경제 정책의 통일성이나 추진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철저한 사전 검증과 함께 일관성 있는 인사 원칙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만큼 수장의 역할이 중요함을 역설한 것이다.

[이범희 기자] skycros@dailypot.co.kr



<#>“최기호 사장이 주목받는 곳은 연예계다”

최기호 사장이 취임한 곳을 반기는 곳이 재계 외에도 또 다른 곳이 있어 주목받는다. 다름 아닌 연예계. 최 사장의 아들이 ‘슈퍼주니어’ 멤버 최시원(24)이란 사실이 밝혀졌다.

네이버 검색어 상위권에 최시원, 최기호, 보령메디앙스 등이 한꺼번에 랭크될 정도로 관심을 끌고 있다.

최기호 사장은 현재 성공회대학교에 겸임교수로도 재직 중 이며 이번에 보령메디앙스 사장으로 취임했다. 최 사장은 동국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후 한화그룹과 한화유통 등을 거쳐 한국슬림패션 사장을 역임했다.

이범희 기자 skycros@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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