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계의 타이타닉 국내 착륙
항공계의 타이타닉 국내 착륙
  • 이지영 기자
  • 입력 2011-01-18 16:23
  • 승인 2011.01.18 16:23
  • 호수 873
  • 2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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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 A380에 러브콜
항공업계의 타이타닉 A380 기종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A380 기종의 경우 복층 구조의 초대형 여객기로 그 웅장함을 자랑한다. 국내 항공사들도 앞다투어 A380 기종 유치에 나서고 있다. 큰 규모만큼이나 탑승객의 수요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내엔 A380을 회항시킬 공항이 없어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 질 수 있다는 우려다. 때문에 국내 대형 항공사들이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항공기를 인수하려는 이유에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그 이유를 알아본다.

하늘을 나는 특급호텔로 알려진 A380 기종은 프랑스 에어버스사에서 만든 세계 최고급 대형 항공기다. 좌석수가 547석, 전장 73.1m, 전폭 79.8m, 높이 24.1m, 최대이륙중량이 560t이나 되며 기내 스낵바와 샤워 스파까지 갖췄다. A380은 현재 에미레이트항공 등 4개 외국 항공사가 국내 노선에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 항공사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도입 의사를 밝혔다.


도입 서두르다 대형참사 날라

대한항공은 오는 5월부터 연내 A380기 5대를 먼저 도입하고 2014년까지 5대를 추가해 총 10대를 확보키로 했다. 또한 아시아나항공도 대한항공보다는 다소 늦지만 2014년부터 총 6대를 도입키로 했다. 이처럼 A380 기종을 둘러싸고 국내 국적 항공사의 도입 열기가 뜨겁다.

그러나 A380의 도입이 국내 항공계의 꼭 좋은 결과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최신첨단기종인 A380이 지난 4년간 3번이나 중대한 결함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중 두 번은 연료펌프와 엔진에서 중대한 결함이 나타났다.

이 뿐만이 아니다. 기상악화 등으로 인해 인천·김포 공항에 문제 발생시 A380을 회항시킬 공항이 국내엔 없어 공항운영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22일 한국공항공사와 대한항공에 따르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최근 인천·김포공항 외에 제주·김해·무안·청주 공항 등 지방공항은 A380 같은 항공기가 이착륙 기준에 미달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수도권에 위치한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이 폐쇄될 경우, 국내엔 갈 곳이 없어 A380은 중국이나 일본으로 회항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대형기가 이륙할 때 도착 공항 기상체크를 정확히 확인하고 출발하며, A380과 같은 대형기는 바람과 비로 인한 운항 결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A380이 김포공항을 회항지로 이용한 사례가 없고 대한항공 A380은 아직 정기 취항도 진행하지 않는 상태에서 회항공항이나 주기장을 미리 준비하는 것은 운영비 효율을 낮추는 것”이라며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항공전문가들은 “A380 등 대형 항공기 도입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육로 등 대체수송이 가능한 국내 회항공항이 있어야 한다”며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게다가 아시아나의 경우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약정 때문에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고 재무구조를 개선 중인 상황에서 자금조달 여력이 없는 아시아나가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다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국내 항공사 A380 매력에 빠져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공사들은 A380 유치에 적극적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항공산업은 수요에 비해 공급증가가 더디다는 지적을 받고 있었다. 내국인 출국수요 의존도가 낮아지고, 외국인 입국 및 환승수요 의존도가 높아지는 상황에 이를 수용할 적절한 대체 항공기가 없연료 효율성이 다른 대형 항공기에 비해 20% 가량 높고 비행 소음도 획기적으로 줄여 차세대 항공기로 각광 받고 있다.

대한항공은 오는 5월부터 운행할 예정인 A380기종의 한 개 층을 모두 비즈니스석인‘프레스티지석’으로 장착할 계획이다. 좌석은 180°로 완전히 누울 수 있는 ‘프레스티지 슬리퍼(Prestige Sleeper)'를 장착하고 1층에 퍼스트클래스 12석과 이코노미석 301석이 자리 잡으며, 2층에는 94석의 비즈니스석을 배치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이를 통해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는 항공사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A380 한 개층을 모두 비즈니스석으로 운영키로 한 것은 고객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해 세계 항공업계를 선도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도입되는 A380 항공기는 도쿄, 홍콩, 방콕, 등 일본·동남아 대도시 중심으로 운영한 뒤 오는 8월부터는 미주 및 유럽 등 장거리 노선에 투입될 예정이다.

대한항공의 이런 행보에 위기감을 느껴서일까, 아시아나항공도 A380 기종 도입에 총 2조256억 원의 투자를 결심했다.

지난 6일 아시아나항공은 유럽 에어버스로부터 A380기 6대를 2014년부터 순차적으로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아시아나는 새로 도입하는 A380에 최첨단 사양과 좌석을 장착해 미주와 유럽노선에 투입할 예정이다.

한국증권 윤희도 애널리스트는 “전 세계를 누비는 글로벌 캐리어에게 A380 항공기 도입은 이미 선택이 아닌 필수다”면서 “아시아나항공은 여러 가지 이유로 그 동안 A380 도입에 소극적이었지만 지금이라도 도입을 결정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지영기자] sky1377@dailypot.co.kr

이지영 기자 sky1377@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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