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도 ‘낙하산’ 안 접었다
참여정부도 ‘낙하산’ 안 접었다
  • 이인철 
  • 입력 2004-10-25 09:00
  • 승인 2004.10.25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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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인사 문제가 17대 국회 첫 국감에서도 도마위에 올랐다. 정치권 인사들이 정부산하 공공기관에 대거 취업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는 것. 참여정부 역시 대선공로자들과 여권 관계자들이 대거 공공기관에 취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치인과 관료출신의 공공기관 취업현황을 전격 공개했다.한나라당 박재완 의원이 요청한 자료에 따르면 2002년부터 현재까지 48명의 정치인이 공기업에 취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취업기관을 보면 산업자원부가 산하 기관에 19명이 취업해 가장 많았고, 건설교통부, 농림부, 환경부가 각각 5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같은 ‘낙하산’인사는 대부분 임기 2~3년이 보장된 상근감사직에 임명됐다.

이중 참여정부출범 이후에 임명된 인사가 40명이다. 노 대통령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인물들로 2002년 대선캠프에서 함께 활동했던 인물들도 상당수다. 청와대 출신으로는 양민호 민원비서관이 대한광업진흥공사, 박재호 정무 2비서관이 국민체육진흥공단, 조광한 비서실 부대변인이 한국가스공사, 홍성일 총무비서관실 행정관이 한국환경자원공사, 최갑진 대통령 경호실 기획관리실장이 한국서부발전 상근감사로 각각 진출했다.대선캠프출신으로는 강재홍 노 후보 교통특위 부위원장이 교통개발연구원장, 이충렬 외교특보는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상근감사, 심기섭 특보는 농수산유통공사 상근감사로 임명됐다. 또 여익구 정책특보는 한국남동발전 상근감사, 이동섭 중앙선거대책위 부위원장은 대한석탄공사 상근감사, 이주헌 정보통신정책특보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 이치범 시민사회특보는 한국환경자원공사 사장, 김도훈 경남선대위 수석본부장은 마사회 상임이사로 재직 중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출신들도 등용됐다. 열린우리당 창당준비위원회 중앙위원과 인수위 자문위원을 지낸 심일선씨가 산재의료관리원 상근감사,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정책자문위원이었던 강기룡씨가 한국중부발전, 노 캠프 경북선대본부 총괄단장과 인수위 자문위원을 지낸 이태헌씨는 한국지역난방공사 상근감사로 임명됐다. 또 인수위와 신행정수도건설기획단 자문위원출신인 조성두씨는 한국조폐공사 상근감사로 자리를 옮겼다. 열린우리당 출신은 이성호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 보좌관이 에너지관리공단 소장(이사급)으로 이완규 전 대전시지부 사무처장이 한국원자력연료, 박재구 전 과기특위 위원이 한국과학재단 감사가 됐다.송인회 정책위 부위원장은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 공민배 전 창원시장은 대한지적공사 사장으로 진출했다. 또 같은 기간 관료출신들은 42명이 정부산하 기관에 취업했다.

이들은 정치인에 비해선 전문성이 인정되지만 이들 역시 각 부처에서 마땅한 보직이 없어 배려된 산하기관 낙하산인사란 점에선 마찬가지다.이와함께 퇴직공직자들의 낙하산 인사도 여전했다.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제출한 ‘2003년 5급 이상 공무원 퇴직자 중 취업제한 대상 업체 취업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퇴직한 5급 이상 고위공무원 74명 중 73명이 퇴직 전 업무와 관련 있는 업체에 곧바로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해 3월 퇴직한 이성남 금융감독원 부원장보와 같은 해 6월 퇴직한 조종연 국장은 각각 퇴직 다음날 국민은행 감사와 삼성증권 전무로 자리를 옮겼다.

또 대통령 비서실과 경호실에 근무한 4명은 강원랜드, 한국서부발전, 삼성경제연구소, 동원FNB 등으로 자리를 옮겼고 국무총리실 출신 2명도 하나로텔레콤 한전산업 개발로 취업됐다. 현행 공직자 윤리법은 ‘5급 이상 공무원은 퇴직하기 3년 전부터 일하던 부서의 업무와 관련 있는 자본금 50억원 이상의 기업체에는 퇴직 후 2년간 취업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기관장 또는 공직자 윤리위의 승인만 거치면 가능하다’는 예외 조항을 두고 있다. 이같은 예외조항을 이용해 업무와 연관 있는 업체에 취업한 셈이다. 한편 한나라당은 공기업과 정부 산하단체에서 이뤄지는 퇴직 공직자와 정치인들의 ‘낙하산 인사’를 막기 위해 공직자윤리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인철  chle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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