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산단 정전 사태 왜 피해 컸나
여수산단 정전 사태 왜 피해 컸나
  • 류형근 기자
  • 입력 2011-01-18 10:09
  • 승인 2011.01.18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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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예비전력 미가동…복수선로 무용지물
전남 여수산단에서 정전사태로 공장가동이 중단돼 수백억원의 피해가 예상되는 가운데 정전 예방을 위해 설치됐던 복수 선로가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17일 여수 한국전력공사와 산단 입주업체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8분께 여수화력발전소에서 용성변전소로 가는 전기선로 중간에서 순간 정전이 발생, 전력공급이 차단되면서 GS칼텍스 1·2공장과 주변 화학공장 등 30개 공장의 가동이 연쇄적으로 중단됐다.

공장이 정상 가동되기까지는 수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여 피해액은 얼추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피해가 당초 예상보다 커진 것은 지난 2008년 5월 정전 사태 이후 설치됐던 복수 선로가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데다 각 공장이 예비전력을 제때 가동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수산단은 2006년에 이어 2008년 5월에도 정전사태가 발생해 수백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이후 여수산단과 한전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2009년 4월 100억원을 들여 여수 중흥동에서 적량동 2.1㎞구간에 복수선로 공사를 마무리했다.

복수 선로는 한 쪽이 차단되면 곧바로 다른 쪽으로 전력이 공급되는 역할을 하지만 이날 정전에서는 양쪽 선로가 모두 차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여수산단 주요 공장들은 만일의 정전사태 등에 대비해 자체 예비전력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겨울철에는 통상 냉각기와 같은 전력소비량이 많은 시설은 가동하지 않기 때문에 예비 전력을 사용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정전 피해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여수산단 한 관계자는 "겨울철에는 냉각기를 가동하지 않기 때문에 여름철에 비해 전력사용량이 많지 않다"며 "이 때문에 예비전력을 가동하지 않았고 이 때문에 공장이 완전 재가동되기까지는 수일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정전 사태를 두고 책임 공방도 일 것으로 예상된다. 여수한전은 "2초간 정전됐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여수산단 주요 피해 공장들은 "20여분간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정전으로 여수산단 공장 가동이 중단된 경우는 2006년 4월과 5월, 2008년 5월 두 차례 발생한 바 있다.


류형근 기자 hgryu7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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