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만 깨끗하면 뭘하나 고객 서비스는 불만 폭주
얼음만 깨끗하면 뭘하나 고객 서비스는 불만 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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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01-11 14:18
  • 승인 2011.01.11 14:18
  • 호수 872
  • 2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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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호나이스 협력업체 직원 고객 성추행 파문

얼음 나오는 정수기로 정수기 업계에 새 바람을 주도했던 청호나이스(회장 이석호)의 직원관리 허점이 드러났다. 지난해 12월 10일 청호나이스의 위탁업체의 개인사업자 A씨가 고객을 성추행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측은 자사직원이 아닌 위탁업체의 개인사업자가 저지른 일이라며 한 발 물러섰다. 이에 네티즌들의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위탁업체의 잘못도 원청에게 일부 책임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청호나이스에 대한 기업불신이 확산되고 있다. 그 내막을 알아본다.ㅊ

인천시 서구에 사는 주부 B(40·여)씨는 정수기 필터 교환을 위해 청호나이스 업체 직원을 불렀다가 황당한 일을 경험했다. B씨는 “지금도 그 때 생각을 하면 억울하고 가슴이 떨려서 진정이 안된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포르노 본 적 있나’ 노골적 성추행

지난해 12월 31일 인천 서부경찰서는 정수기 필터 교환을 위해 방문해 가정주부를 성추행한 A씨를 성추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같은달 10일 인천 서구 불로동 소재 한 아파트에 정수기 필터 교환을 위해 방문한 뒤 집주인 B씨의 신체를 만지고 성적 발언 등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가 B씨의 가슴을 가리키며 ‘가슴이 크다’, ‘포르노를 본 적이 있냐’ 등의 성적 발언을 서슴지 않았으며, ‘목걸이가 예쁘다’면서 B씨의 목을 만졌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따로 만나자’, ‘침대가 두 개인데 남편과 잠자리를 하지 않느냐’며 노골적인 추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에 대해 청호 나이스 측은 “본사 직원이 아닌 위탁업체와 서비스 용역 위탁 계약을 맺은 개인사업자의 개인이 한 행동”이라며, “이번 사건 직후 그 개인 사업자는 위탁업체와 계약이 해지됐다”고 말했다. 더불어 “피해 고객이 본 회사를 상대로 그 어떠한 클레임도 걸지 않았으며, 성추행한 그 개인사업자에 한해서 고소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건이 위탁업체 개인사업자에게 발생하긴 했지만 이 사건에 대해 위탁업체 또한 도의적인 책임을 질 것이고, 우리 회사는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향후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 사건은 검찰로 송치됐으며 피해자 B씨는 당시의 충격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 청호 나이스의 대응을 놓고 누리꾼들 사이의 의견이 분분하다. 대다수의 누리꾼들은 “청호 나이스 옷을 입고 서비스를 하는 직원이 청호 나이스 본사 직원인지, 하청업체 직원인지 물어봐야 되냐”, “이젠 서비스 업체 부를 때도 본사 직원 소속인지 물어봐야 될판”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반면 “해당 업체 직원이 직접 저지른 일도 아니고 개인 사업자가 저지른 일을 회사가 책임져야 하냐”, “위탁업체의 개인사업자가 성추행을 할지 안할지는 개인 마음에 달려있다. 감시할 방법이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소비자 불만 높아… 업계 2위 자리 위험

더불어 청호나이스의 직원관리 대응으로 인한 사건이 이미 여러 번 있었으며, 이는 소비자의 불만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지난해 5월 서울 방이동에 살고 있는 김모(43)씨는 정수기를 점검, 관리하는 플래너에게 막말을 들은 데다 위약금을 내라는 소리도 들었다. 2개월에 한 번씩 방문해 정수기를 점검해주는 플래너가 임의로 약속을 바꾸고 “수당 3500원 안 받으면 되니까 불만이 있으면 콜센터에 전화를 걸어 다른 플래너를 찾으라”고 소리친 것. 이에 화가 난 김씨가 정수기를 회수해 가라고 회사에 요구했으나 청호나이스 측에서는 오히려 “위약금을 내야 회수가 가능하다”며 김씨를 당황케 했다. 이에 김씨는 “고객을 기만하고 명예를 훼손시키고도 모자라 위약금으로 고객을 괴롭히는 회사가 있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며 한탄했다.

청호나이스 측의 직원 관리 허점으로 인한 사건은 이뿐만이 아니다. 사측의 직원 관리 소홀로 퇴사한 직원에게 고객이 미납금을 지불할 뻔 한 사건도 있었다. 2008년 5월 대구 달성군 논공읍의 김모씨는 청호나이스의 정수기를 월 3만9000원의 렌탈로 구입했다. 이후 5개월이 지난 10월 담당 직원으로부터 미납요금 3만9000원이 있다며 다음날 정수기 청소를 하러 갈 때 납입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직장에 다니는 김씨는 직장에 양해를 구하면서까지 직원을 기다렸지만 방문하겠다던 직원은 오지 않았다. 이에 화가 난 김씨가 본사에 항의했고 이후 황당한 답변을 듣게 됐다. 김씨에게 찾아온다고 했던 담당자는 회사를 그만둔 사람으로 하마터면 김씨는 회사를 퇴사한 직원에게 미납금을 지급하는 사기를 당할뻔 한 것이다. 이에 놀란 김씨는 “본사를 믿고 계약했지 직원을 보고 계약한게 아니다”며 “회사는 당연히 직원관리의 책임이 있고 잘못됐으면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발표한 ‘2009년 정수기 관련 피해구제 신청 결과’에 따르면 정수기회사 중 소비자 불만이 사실상 가장 많은 업체는 청호나이스였다. 정수기업계 2위인 청호나이스는 소비자 불만이 상대적으로 높고 피해 해결률도 극히 낮아 소비자 불만 상품의 불명예를 안은 적이 있다.

2009년 1~7월 판매 1만 대당 사업자별 피해구제 접수건수는 한일월드가 11.5대로 가장 많았고 청호나이스가 6.2대, 교원 L&C가 1.8대, 웅진코웨이는 1.3대 순이었다. 한일월드의 시장 점유율이 1%대로 미미한 반면 청호는 시장 점유율이 9~10%로 업계 2위여서 실제론 청호나이스 제품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가장 많은 셈이다. 뒤를 이어 3,4위를 차지한 교원 L&C, 웅진코웨이와도 현격한 격차를 드러내며 독보적인 불만율을 보였다.

[이지영 기자] sky1377@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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