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비자금 관련 진술 확보한 듯

태광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지난 6일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을 재소환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원곤)는 이날 오전 9시48분 이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불러 조사를 시작했다.
이 회장은 검찰 조사에 앞서 ‘이틀만의 추가 소환인데 혐의를 인정하는지', ‘구속영장 친다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머니가 소환을 거부하고 있는데 건강 상태는', ‘공개소환을 거부한 이유'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어두운 표정으로 급하게 청사안으로 들어갔다.
검찰은 이 회장을 상대로 차명계좌를 이용해 수백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경위와 용처 등을 집중적으로 캐묻고 있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4일 첫 조사에서 혐의 일체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유선방송사업 계열사들을 동원해 협력업체와 거래대금을 부풀려 비자금 400억여 원을 만드는 등 차명계좌와 주식, 부동산 등을 통해 최대 수천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한국도서보급, 티시스, 흥국화재(옛 쌍용화재) 등 계열사 주식과 자산을 헐값에 매입하고 개인 회사인 미개장 골프장 회원권을 계열사에 고가에 떠넘긴 혐의도 받고 있다.
더구나 ▲방송법상 소유 규제에도 불구하고 계열사 티브로드가 종합유선사업자인 큐릭스를 인수한 점 ▲국세청이 2007년 세무조사에서 비자금을 발견하고도 일부에 대해 상속세만 추징하고 검찰에 고발하지 않은 점 ▲2006년 쌍용화재 인수 당시 인수자격이 없는데도 금감원으로부터 보험업 허가를 받은 점 등에서 정관계 로비 혐의도 불거진 상태다.
앞서 검찰은 오용일 태광산업 부회장 등 태광그룹 전현직 임직원들을 불러 조사하고 태광그룹 본사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비자금에 관련된 결정적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수사 상황에 따라 이 회장을 추가 소환 할 것으로 보인다. 이회장의 모친 이선애 태광산업 상무도 조만간 소환될 예정이다. 이 상무는 신병을 이유로 그동안 소환에 불응해 왔다.
또한 검찰은 이 회장과 모친에 대한 조사가 끝난 뒤 비자금 조성 등에 관련된 임직원 등과 함께 일괄 사법처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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