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랩 열면 뭐하나…30분 면담에 3개월 기다려야"
"핀테크랩 열면 뭐하나…30분 면담에 3개월 기다려야"
  • 장휘경 기자
  • 입력 2019-01-22 09:20
  • 승인 2019.01.22 0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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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업체 시장들, 각종 규제와 장벽에 불만 토로
박원순, 오늘 핀테크 업체들과 지원 관련 간담회

[일요서울|장휘경 기자] 서울시가 핀테크(정보기술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형태의 금융 기술) 업체들을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지만 정작 해당업체들은 지원이 부족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서울시 핀테크랩에 입주해있는 '레드폴카'의 차원영 대표는 21일 여의도에서 열린 '핀테크·자산운용 기업 간담회'에서 "핀테크랩에 입주해도 서울시 관련 기관에 납품을 못한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차 대표는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에 작년 10월에 협의를 제안했는데 답이 없어서 작년 12월에 다시 연락해보니 2019년 3월에 미팅이 가능하다고 했다"며 "왜 그렇게 되는지 알 수가 없다. 20~30분 미팅에 왜 3개월이나 걸리나"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는 핀테크랩을 만들었으면 입주업체들이 매출을 일으키는 게 가능하게 해야 한다. 기존 거래선을 유지하면서 혁신 드라이브를 걸면 우리는 갈 데가 없다"며 "민간 서플라이 체인(연쇄적인 생산 및 공급 과정)을 뚫기 어려우면 서울시에라도 접근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용관 커먼즈파운데이션 이사장은 "우리나라에서는 뭔가를 하려고 하면 규제 때문에 할 수가 없다. 블록체인 관련 일은 대부분 그렇다"고 비판했다.

최 이사장은 "서울시가 핀테크업체를 위한 규제프리존을 설치해줬으면 좋겠다"며 "양재나 마포 같은 곳에 규제프리존을 둬서 블록체인이나 핀테크사업을 할 수 있게 서울시가 공간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핀테크랩을 새로 열 때 작은 규모로 만들어 임대료만 깎아주는 게 아니라 홍콩이나 실리콘밸리처럼 큰 규모로 해서 그들만의 문화와 환경을 만들어달라. 그게 단기간에 가장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홍준영 핀테크연합회 의장은 "현란한 서커스를 할 때 만약 그물이 없다면 연기를 현란하게 할 수 있겠나. 그물이 없다면 떨어지면 끝이다. 재도전 기회가 없다"며 "혁신의 본질은 바로 그물에 있다. 안전망이 있어서 떨어져도 재도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려대 경영대 김중혁 교수는 "근래 들어 대학의 금융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학생이 줄고 있다. 프로그램 후 취업이 바로 연결이 안돼 어려움이 있다"며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양성된 인력이 향후에 얼마나 취업이 잘 되느냐에 따라 안착 여부가 달려있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 같은 비판에 사과하며 개선을 약속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가 한편에서는 지원과 노력을 하는데 또 한편에서는 정말 관료적인 태도가 있어서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서울시 산하기관이 일치단결해 다양한 스타트업의 테스트베드가 되고 조달 창구가 되고 어려운 점을 해결해야 하는데 이런 모습은 용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미 혁신적인 기술이 끊임없이 나타나고 있는데 그것들을 서울시의 방대한 조직이 여러 형태로 돕기 시작하면 더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서울기술원을 새로 만들었다. 이 기관을 중심으로 신기술을 접수하는 접수처를 새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이라는 도시가 이미 글로벌 도시지만 창업에서도 한국사람만 모여선 안 된다. 혁신기술을 가진 외국인의 경우 서울시가 인정하면 비자를 면제하도록 법무부와 협정을 이미 체결했다. 공공임대주택도 제공한다"며 "인도라든지 제3세계에서도 인재를 끌어오기 위해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장휘경 기자 hwik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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