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에 따르면 폭력조직들의 활동영역은 발전단계에 따라 크게 세가지로 분류되며, 현재 폭력조직은 3세대 영역까지 진출한 것으로 파악된다.
1세대 폭력조직은 유흥업소 등에서 돈을 뺏거나 주류도매상을 운영하는 전통적 영역에서 활동했으며, 2세대 폭력조직은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되던 시기에 시행사를 운영하면서 아파트 및 상가 분양시장에 진출했다.
특히 2세대 폭력조직부터는 합법적 외관을 가진 기업 형태로 폭력조직의 외관을 다변화했고, 조폭들은 주로 사업가로 행세하면서 주변의 인맥을 동원해 불법행위를 자행했다.
하지만 최근 왕성히 활동 중인 3세대 폭력조직은 부동산 경기 불황을 이유로 주요 활동무대를 금융시장으로 옮겼다.
이들은 주로 무자본 M&A, 회사자금 횡령, 주가조작 등의 방법을 사용해 불법적인 수익을 얻었으며, 기존의 전통적인 범죄와 달리 피해정도 및 범위가 광범위한 특성을 보인다.
특히 개미투자자들이 이들의 범죄행위에 막대한 손해를 입었으며, 자살이나 가정파탄 등도 속출했다.
3세대 조폭들은 주가조작, 무자본 M&A 성공으로 짧은기간 안에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의 수익을 창출했고, 해당 수익은 조직의 활동자금 등으로 사용했다.
경제범죄에 성공한 조폭은 여러 개의 코스닥 상장사를 운영하면서 건실한 사업가로 위장, 정관계 유력인사들과 친분을 쌓으면서 비호세력으로 이들을 활용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강력부의 수사방향도 조직범죄의 변화양상에 대응해 경제범죄에 대한 전문적이고 특화된 수사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수사 전문부서로 금조부가 있지만, 현재의 금조부 기능은 주로 금감원 고발사건 처리에 치중되어 있어 이면에 숨어있는 조직폭력배나 사채업자에 대한 수사는 미흡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직범죄 수사는 이들의 활동영역을 주요대상으로 선정할 수밖에 없다"며 "이를 위해 활동영역에 대한 변화를 적시에 감지하고 대처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은 지난 2월 기업사냥꾼에게 M&A자금을 빌려주고 이를 회수하는 과정에 기업사냥꾼과 짜고 회사자금을 빼돌리거나 금품을 갈취한 군산그랜드파 두목 등 조직폭력배 8명을 검거해 기소한 바 있다.
또 지난 5월 무자본으로 코스닥 회사를 인수한 뒤 161억원을 가장납입해 주가를 조작한 범서방파 조직원 5명도 기소했으며, 9월에는 차입매수(LBO) 방식으로 코스닥 회사를 인수해 20억원의 공금을 횡령한 콜박스파 조직원 5명도 검거해 재판에 넘겼다.
이밖에 검찰은 코스닥 상장사 C사를 2007년 인수한 뒤 회사 자금을 횡령하고 유상증자 과장에서 가장납입 등을 한 이 회사 1대 사주이자 김제읍내파 두목도 특경가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최근 구속기소했다.
정재호 기자 next080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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