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SK 조사 전말
국세청 SK 조사 전말
  • 이범희 기자
  • 입력 2010-12-21 11:57
  • 승인 2010.12.21 11:57
  • 호수 869
  • 2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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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수사만 하면 왜 SK 들먹이나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루머들로 인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사정기관의 재계수사가 진행될 때마다 검찰조사의 다음 타깃이 SK라는 소문이 돌았다. 급기야 최근에는 SK계열사에 대한 세무조사가 실시되었는데 이마저도 최 회장을 겨냥한 것이라는 소문이 퍼졌다. 과거부터 묵혀 두었던 비자금의 실체가 이번 수사를 통해 드러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일부 제기됐다. 하지만 밝혀진 것은 없었다. 때문에 SK는 루머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그 내막을 알아본다.

지난달 중순부터 SK그룹 계열사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는 국세청이 해당 기업뿐만 아니라 최 회장 등 주요 주주들도 대상에 포함시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그야말로 이번 수사가 정기세무조사의 형식을 띄고 있지만 이례적으로 그룹 오너를 겨냥하는 쪽으로 확대된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서울국세청 조사 4국 요원들이 지주회사인 SK(주)에서 관련자료 등을 압수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또 한 번 사정칼날이 거세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 11월 16일부터 SK텔레콤을 대상으로 정기세무조사에 착수했다.

SK텔레콤의 납품업체, 협력업체는 물론 SK(주) 같은 그룹 계열사도 동시에 조사를 진행 중이다. 국세청은 단순 소득신고 누락 및 탈세뿐만 아니라 최 회장을 포함한 대주주들의 주식변동, 해외불법 자금유출 및 역외 탈세의혹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정기세무조사를 벌이던 중 최 회장의 자금이동 등과 관련된 부분이 포착되면서 특별조사로 범위가 확대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SK의 경우 사정기관의 타 기업 수사가 이뤄질 때마다 거론됐던 기업이라 이번 소문도 신경쓰인다.

일각에선 최 회장에 대해서도 검찰에서 오래전부터 수사 중이었지만 그가 G20에서 활약하는 등 국가의 기여도가 있어 잠시 중단된 것이란 말들이 무성했다.

실제로 G20이 끝난 직후부터 SK에 대한 국세청의 조사가 시작돼 이 같은 주장이 힘을 받았다다.

이에 SK측은 “SK텔레콤에 대한 정기세무조사 외에 별도로 진행되고 있는 조사는 없다”면서 “그룹 회장에 대한 조사가 사실이더라도 큰 문제가 발견된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최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철원씨의 이른바 ‘맷값 폭행’ 사건 등 악재가 잇따르고 있어 SK그룹은 사태 추이에 바짝 긴장하고 있는 분위기다. 아직 폭행 물의를 빌미로 일반시민들의 반SK 감정이 가시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최 회장의 비리가 발각될 경우 그 파장이 클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재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현재 SK는 사업외적인 부분에서 불편한 일들이 알려지고 있다. 사업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거 기업 이미지에 대한 불신이 자칫 사업의 존폐 여부로까지도 확산되는 경우도 많았다”고 꼬집었다. 그만큼 최근의 행보가 좋지 못함을 우회적으로 일컫는 것이다.

한편 재계에서는 이현동 국세청장이 최근 국내 회계법인과의 회동 자리에서 “대기업 오너 및 가족의 탈세 행위에 강력히 대처할 것”이라고 한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최 회장에 대한 조사가 신호탄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이 때문이다. 이에 재계관계자들은 검찰과 국세청의 칼날이 어느 기업을 겨냥할 지를 두고 논란이 확산중이다.

[이범희 기자] skycros@dailypot.co.kr

이범희 기자 skycros@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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