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범보수 대선후보 선호 1위 등장 ‘친박-비박’ 이합집산中
-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 대선주자급 인사만 ‘당권도전’
[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자유한국당이 2월27일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두고 범보수 진영 대권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황교안 전 총리 입당으로 요동치고 있다. 당초 황 전 총리가 한국당 입당과 당권 도전에 명확한 모습을 보이질 않고 시간을 끌자 ‘당권 도전은 물 건너 간 게 아니냐’는 전망이 많았지만 전격적으로 입당하면서 당권 구도가 출렁이고 있다.
일단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홍준표·김무성 전 대표 등 당 대표급 비박계 인사들은 황 전 총리 출마 이후 측근.지인 등을 통해 출마 가능성을 흘리는 한편 황 전 총리의 출마 선언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향후 추이를 관망 중이다. 반면 친박계는 불가피하게 이합집산될 위기에 처했다.
친박 정우택 의원은 그간 출마를 전제로 의원들을 접촉하는 등 활발히 움직였지만 아직까지 공식 선언 일정을 잡지 않고 있다. 정 의원은 선택의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게 됐다. 중립적 성향의 친박으로 비박계인 김무성 의원의 지지를 받아 통합 후보를 자청하려고 했지만 당장 뾰족한 대안이 없게 됐다. 비박에서 친박으로 변한 김태호 전 경남지사 역시 최근 활발한 당권 행보를 벌였지만 점차 불출마 쪽으로 기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지사는 이번 주 상황을 분석한 뒤 출마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방침이다.
황교한 효과, 친박 ‘구심력’ 비박 ‘원심력’ 작용

조경태 의원의 경우 지난 14일 출마 선언을 예정했다가 한 차례 연기한 상태다. 또한 태극기 세력에 기대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던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김진태 의원의 경우 황 전 총리가 당권 도전을 선언할 경우 자연스럽게 뒤로 물러날 공산이 높다.
김 전 지사의 겨우 황 전 총리의 입당을 적극 환영하고 있어 황 전 총리가 당권 도전을 공식화할 경우 전폭 지원할 공산이 높다. 반면 김 의원은 환영한다면서도 출마에 대한 뜻을 접지 않고 있어 향후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황 전 총리를 지지선언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면 황 전 총리의 등장으로 비박계와 중립성향의 표를 통해 무난하게 당선될 것으로 전망했던 비박계 오세훈 전 서울시장측은 바짝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원내대표 선거전에서 친박의 힘을 확인했던 오 전 시장은 ‘젊음’과 ‘미래’를 내세워 비박.친박 두루 표몰이를 예상했지만 확실한 친박 후보가 나타나면서 잠시 주춤하는 모양새다.
오히려 비박계 좌장 역할을 해온 ‘김무성 출마론’마저 나오고 있는 데다 비박계이면서 ‘나홀로 정치’를 해온 홍준표 전 대표의 당권 도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TV홍카콜라’로 유튜브 흥행몰이에 성공한 홍 전 대표가 뛰어들 경우 차기 대권 자리를 두고 잠룡들간 전초전 양상마저 띌 전망이다.
이처럼 황 전 총리의 등장으로 친박계는 ‘구심력’이 비박계는 ‘원심력’이 커지고 있어 오 전 시장 당권 도전이 순탄치 않게 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여의도 정객들은 한국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황교안, 오세훈, 홍준표 3인을 두고 누가 당권을 거머쥘지를 두고 내기를 거는 등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단 황 전 총리의 승리를 예상하는 S 여론조사 대표는 “법무부장관에서, 총리, 대행, 그리고 입당까지 황의 행보와 메시지를 보면 절제와 품격을 갖추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 마치 이회창의 정치입문을 보는 것 같은 정치적 내공이 엿보인다”고 극찬했다.
다만 그는 “국정농단에 대한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어떻게 해소할지, 그리고 보수결집을 넘어 중도확장까지 이루어낼지가 관심사”라며 “정치는 돌발변수의 연속이다. 이제 황은 예정된 시나리오를 소화하는 의전 청리와 대행이 아닌 정치력을 입증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고 평했다.
오세훈 전 시장을 지지하는 한국당 관계자는 “박근혜정부 법무장관 총리 권한대행까지 지낸 분, 법적 책임은 없더라도 정치적 책임은 피할 수 없다”며 “한국당의 미래와 보수의 재건을 위해서라도 도움이 전혀 않된다”며 “이번 전대는 한국당이 미래로 가느냐 도로 친박당이 되는가? 갈림길에 서 있다”고 오 전 시장의 당선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봤다.
2강 1중속 누가 당권 거머쥐느냐...초미의 관심사

반면 홍 전 대표 관련 “홍 전 대표가 당권 도전에 나설지는 확실지 않다”고 전제하면서 “만약 나설 경우 확실한 비박계 후보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홍 전 대표가 비박계 대표 선수로 부상하면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런 모습을 보였다.
한국당 전당 대회는 한달 이상 남아 있다. 또한 단일성 지도체제로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해 선출한다는 점에서 당 대표 후보군들은 자연스럽게 3~4명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대선후보급 인사들만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공산이 높고 나머지 인사들은 최고위원 선거로 선회하거나 중도 하차할 전망이다. 누가 21대 총선에서 공천권을 좌지우지하고 차기 대권 주자로 발돋움할지 여야 모두 예의주시하고 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