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메디슨 인수···"헬스케어 강화"
삼성전자, 메디슨 인수···"헬스케어 강화"
  • 김정남 기자
  • 입력 2010-12-14 09:28
  • 승인 2010.12.14 0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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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의료기기업체인 메디슨을 인수한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메디슨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칸서스인베스트먼트는 보유중인 메디슨 지분 40.94%를 삼성전자에 넘기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이사회 산하의 경영위원회를 열고 이를 의결한 뒤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인수금액은 메디슨과 프로소닉을 묶어 3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번 인수전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SK, KT&G, 네덜란드 필립스, 일본 올림푸스 등 국내·외 유수의 업체가 뛰어들었다. 이들 보다 삼성전자의 인수 의지가 더 강했다는 게 관련업계의 분석이다.

◇메디슨, 어떤 업체길래···

그렇다면 일반인들에게는 사실상 무명에 가까운 벤처업체가 왜 이렇게 주목을 받았던 것일까.

메디슨은 1985년 설립됐으며, 세계 최초로 3차원 초음파 진단기를 개발하는 등 성공가도를 달렸던 벤처 1세대다. 하지만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2002년 부도를 내 법정관리를 받아 왔다.

메디슨은 전 세계 초음파 의료기기 분야에서 약 7%의 점유율을 올리고 있다. GE, 필립스, 지멘스, 도시바에 이어 이 분야 5위다. 국내에서는 33%를 점유하고 있다. 특히 110개국에 걸친 탄탄한 영업망이 남다른 경쟁력이란 게 업계의 평가다. 지난해 매출은 2073억원, 영업이익은 306억원이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메디슨은 X선 및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장치에 대한 각종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며 "헬스케어 분야의 핵심인재를 다수 배출하는 등 그 기술력은 업계에 정평이 나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분야 사업을 사실상 처음 시작하는 삼성으로서는 이 같은 메디슨의 유통망이 탐날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삼성, 헬스케어 강화 목적

지난 10월 입찰의향서를 냈을 당시 삼성전자 관계자는 "헬스케어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메디슨 인수를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은 앞서 5월 그룹 차원의 5대 신사업을 발표하면서 2020년까지 5대 신사업 분야에 23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었다. 각 계열사별로 이미 관련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삼성전자는 '바이오 시밀러 제품군 개발 및 동물세포 기반 생산시설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지식경제부가 추진하는 신성장동력산업 분야 연구개발(R&D) 사업 중 하나다. 지난 6월에는 혈액검사기를 출시했다. 이는 중외제약을 통해 개별병원에 판매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치과용 엑스레이 장비 업체인 레이를 인수하기도 했다.

삼성전기도 미국 의약업체와 나노리터급 약물토출시스템과 독성검출용세포칩 등 바이오부품사업을 공동으로 전개하는 등 바이오사업에 적극적이다.

또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영상진단장비인 '포터블 X선 디텍터'(사진) 양산체제를 갖추고, 초정밀 의료장비 시장에 진출했다. X선 디텍터는 X선 영상을 디지털 영상정보로 바꿔 모니터로 전송해 주는 장비다.

삼성SDS도 삼성의료원 등과 함께 전자차트 등 의료기기 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김순택 부회장이 미래전략실장을 맡으면서 헬스케어사업 등 신수종사업에 대한 그룹 차원의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남 기자 surrende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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