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험사들이 암보험 보험료를 차등 지급하는 등 새로운 혜택을 장착, 잇따라 신상품을 출시하고 있지만 실제 판매량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부터 '뉴 원스톱 암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AIA생명은 10월말까지 두 달간 2만6359건(월 초회보험료 10억4800만원) 판매에 그쳤다.
이 상품은 보험료가 일정주기로 바뀌는 갱신형 상품들과는 다르게 가입 당시 보험료 그대로 80세까지 보장받는다. 일반암 진단시 최대 4000만원, 고액암은 최대 9000만원을 제공한다.
동양생명은 판매중단 했던 비갱신형 '수호천사 홈케어 암보험'을 지난달 1일 갱신형으로 바꿔 출시했다. 하지만 판매실적은 한달 보름간 1만2316건(2억5700만원) 정도다.
비갱신형은 납부 만기 때까지 매달 똑같은 보험료만 내면 되지만, 갱신형은 위험률에 따라 보통 10년주기로 보험료가 달라진다. 암 조기진단율과 암환자 증가세를 봤을 때 보험료가 오를 가능성이 높아 비갱신형에 비해 보험료가 비싸질 수 있다. 하지만 백혈병과 골수암, 임파선암 등 고액 암에 대해 최고 1억원까지 높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현대해상이 지난달 21일 선보인 '하이라이프암보험'은 14일 현재 2만3130건(12억8600만원)을 판매, 최근 나온 신상품 중 실적이 좋은 편이다. 이 상품은 기존 암보험보다 보험료가 다소 높아지기는 했으나 보장을 강화한 게 특징이다.
예를 들어 간암과 폐암에 대한 보험금을 최고 3000만원에서 7000만원으로 올렸다. 또 암 발생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액과 발병률에 맞게 종류별 보장을 차등화하기도 했다. 많은 치료비가 드는 '고액 암'엔 고액을, 상대적으로 치료비가 적게 드는 '소액 암'엔 소액을 지급하도록 설계했다.
9월부터 기존 상품에 추가하는 형식으로 암플랜을 판매하고 있는 동부화재는 지금까지 5억원 정도의 보험료 수입을 거뒀다.
LIG손해보험이 지난달 15일 출시한 'LIG YOU 플러스암보장보험'은 한 달간 1만여건(5억1000만원)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암보험 신상품 판매실적에 대해 보험업계는 '기대 이하'라는 평가다. 암보험과 마찬가지로 수요층이 두터운 어린이보험을 예로 들어 신상품 출시 직후 판매량이 이보다 많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각종 프로모션 등 회사가 영업력을 집중하는 초기 실적치곤 기대에 못미치는 것 같다"며 "좀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최근 부활이라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암보험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점을 감안할 때 신상품 효과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새로 출시된 암보험이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는 데에는 기존 상품에 비해 보험금 지급조건이 까다로워지고 보장기간이 짧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보험사들은 손해를 줄이기 위해 경제적 손실액, 생존율 등을 고려해 암 종류별로 보장금액을 차등화 했다. 보장기간도 연장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기본을 3~15년으로 줄여 대세로 통하는 80세, 100세 만기형보다 짧다.
특히, 가벼운 암에도 고액의 보험금이 지급됐던 과거의 상품과 비교하면 비교열위에 있다.
이 외에도 비갱신형에서 손해율에 따라 중간에 보험료를 조정하는 갱신형으로 바꾼 것도 영업엔 마이너스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암보험 출시 시점을 조율하고 있던 보험사들은 좀 더 시간을 갖고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류영상 기자 ifyouar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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