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협상 결렬에 대해 서로를 탓하며 등을 돌리는 듯 했던 파인텍 노사가 다시 대화에 나섰다.
지난 9일 '스타플렉스 투쟁승리를 위한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에 따르면 노사는 이날 오후 5시부터 서울 양천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5차 교섭을 진행 중이다.
공동행동은 "사측으로부터 교섭 요청이 왔다"며 "조합원들은 굴뚝농성자들의 극한 단식 상황, 전국민적 염원 등을 고려해 최대한 진정성 있게 교섭에 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파인텍 노조와 사측은 지난해 12월 26일, 29일, 31일, 지난 3일 4차례 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날로 75m 높이의 굴뚝에서 424일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은 연이은 협상결렬에 지난 6일부터 무기한 단식에도 돌입했다.
공동행동에 따르면 홍 전 지회장과 박 사무장은 현재 몸무게 50㎏도 되지 않는 위험한 상태로 전해졌다. 지난 8일 긴급 의료단을 현장에 파견한 이후 물과 효소를 올려보내고 있다.
노조는 사측에 스타플렉스(파인텍 모기업)의 직접 고용,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의 파인텍 대표 취임, 단체협약 체결 등을 요구하고 있다.
강민표 파인텍 대표는 8일 기자회견에서 "회사는 많은 부분에서 최대한 양보를 했다"며 협상 결렬 책임을 노조에게 돌렸다.
파국으로 치닫는 듯 했던 양측의 협상이 재개됨에 따라 공동행동은 당초 10일 오후 1시로 계획한 '김세권 사장 검찰 고소고발 기자회견’을 하루 연기할 예정이다.
같은 날 오전 8시 30분으로 계획됐던 '김세권 사장 출국저지 인천공항 기자회견' 역시 11일로 미룬다.
파인텍의 모기업인 스타플렉스는 2010년 스타케미칼(구 한국합섬)을 인수했고, 2013년 1월 돌연 직원들을 대량 해고했다. 한국합섬 출신인 차광호 지회장은 스타플렉스의 이 같은 결정에 반발하며 2014년 5월 27일 45m 높이의 스타케미칼 공장 굴뚝에 올라 이듬해 7월 8일까지 408일 동안 고공 농성을 벌였다.
이후 노사가 단협을 체결하기로 극적 합의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홍 전 지회장과 박 사무장이 2017년 11월 12일 다시 굴뚝에 올랐다.
조택영 기자 cty@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