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사장 승진, 황태자지만 너무 빠른 것 아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연말에 다가올 삼성 사장단 인사와 관련해 “될 수 있는 한 넓게 하고 싶다”고 밝혔다. 최근 연이어 ‘젊은 조직’과 ‘젊은 리더십’을 강조했던 이 회장이 대폭적인 인사를 강행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삼성의 연말 인사는 세대교체성 인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이 회장의 외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의 승진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닌가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연말에 있을 삼성 임원진 인사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본다.12월 중·하순으로 예정된 삼성의 연말 사장단과 임원 인사가 큰 폭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11일, 연말에 다가올 임원진 인사에 대해 인사 폭을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승진할 사람은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여 말했다. 아들 이재용 부사장의 승진에 대해서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고 말했지만 삼성 안팎에서는 이 회장의 발언이 이재용 부사장의 승진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젊고 실력 있으면 임원진 승격
또 다른 일각에서는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애플과 같은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 삼성이 젊고 유연한 조직이 되야 한다는 점이 이 회장이 ‘젊음’을 부르짖는 이유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최근 “어느 시대에서도 조직은 젊어져야 한다”는 ‘젊은 조직론’과 “21세기에는 세상이 빨리 바뀌는 만큼, 판단도 빨리해야 한다”는 ‘젊은 리더론’을 연이어 강조하며 조직이 젊어져야함을 피력한 바 있다.
이어 ‘넓게, 큰 폭의 인사’를 하겠다는 의지는 올 연말 이뤄질 삼성 인사로 인해 조직에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일부 계열사는 승진 연한을 초과한 고참 부장은 임원 승진에서 제외시키는 인사 지침이 전달 된 것으로 알려졌다. 승진 연한이 아닌 대상자 중 최소 10%를 발탁해 승진시키는 방침도 정해져 ‘젊은 조직’을 만들기 위한 초석을 다지는 것으로 보인다.
사장단 인사 승진 또한 기존 부사장급으로 한정한 것을 전무급까지로 넓혀 과감한 발탁 인사를 실시하고 유연한 조직을 만들겠다는 뜻으로 해석하며 새 인사 방침이 ‘물갈이’가 아닌 ‘발탁’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젊고, 넓은 것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제시되지 않아 승진을 눈앞에 둔 직원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또 지금까지 철저하게 실적을 위주로 이뤄진 삼성의 인사가 어떻게 변하게 될지에 대한 의문도 쌓여만 간다.
이미 2년 전부터 삼성의 사장단 평균 나이가 젊어지고 있는 점도 이 회장이 발언한 ‘젊음’이 물리적인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대부분 61세 이상이었던 삼성 사장단들은 대부분 은퇴해 지난해 말 인사에서 새로 사장이 된 임원들의 평균나이는 불과 53.7세로 대폭 젊어졌기 때문이다.
이 회장의 발언을 조직 추스르기 차원으로 보는 면도 없지 않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 이부진 삼성에버랜드·호텔신라 전무, 이서현 제일모직·제일기획 전무 등 3세들이 본격적으로 경영일선에 나서는 데 따른 조직관리 포석이라는 평도 받고 있다.
이 부사장 역할 강화되나
이재용 부사장은 이미 지난해 연말 인사를 통해 부사장으로 취임했다. 승진한지 채 1년도 안 돼 사장으로 승진한다는 것은 너무 빠르다는 재계의 시각이 우세하다. 하지만 대규모 변화를 예고한 이 회장의 연이은 발언을 볼 때 이 부사장의 승진 가능성은 한층 더 높아졌다. 또한 올해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이에 따라 연말 이재용 부사장의 승진과 일부 고참 CEO들의 일선 후퇴 등 세대교체가 동시에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에 힘이 실리기도 한다.
이 부사장이 맡게 될 직책과 역할에 따라 전략기획실 등 삼성그룹 내 조직의 형태가 어떤 식으로 변화될지도 결정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어떤 식으로건 삼성이 파격적인 인사를 할 경우 재계 전면에 미치는 영향은 클 것으로 예측하며 다른 재벌가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주리 기자] park4721@dailypot.co.kr
박주리 기자 park4721@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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