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 먹고 알 먹고… 행사 기여하며 자사 홍보도

20여 개국 국가 정상들이 모였던 G20이 지난 11·12일 양일간의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환율 문제 등 경제현안은 물론 개별 국가 간의 다양한 협의가 이뤄졌다. 이에 앞서 10일에는 120여 명의 각국 기업 CEO들이 모인 비즈니스 서밋 행사가 열렸다. 우리나라 대기업 총수들도 동참해 의장국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특히 SK그룹의 최태원 회장은 ‘녹색성장라운드테이블-신재생에너지’ 워킹그룹의 컨비너(의장)를 맡아 전세계에 활약상을 과시했다. 또한 SK는 비즈니스 서밋 행사가 이뤄진 서울 쉐라톤 워커힐 호텔을 제공했으며 현대차그룹은 의전차량을, KT와 SK텔레콤은 통신 업무를 맡는 등 행사장 뒷면의 활약도 눈부셨다. 삼성그룹과 LG그룹도 영부인 영접을 맡아 G20의 성공적 개최에 기여를 하기도 했다. 이에 해당기업들의 인지도는 물론 홍보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는 평이다. G20회의 뒤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친 기업들을 알아본다.
G20행사 중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인 기업은 단연 삼성과 현대차그룹, SK, LG등을 꼽을 수 있다. 총수들은 물론 계열사 차원에서도 물량 동원을 하는가 하면 행사진행에 차질이 없도록 만반의 준비를 펼쳤다.
특히 SK그룹은 주력 계열사들이 대거 동원돼 행사 전반을 챙겼다.
지난 10일 열린 각국 기업인들이 모인 장소는 SK그룹이 소유한 그랜드 워커힐 호텔이다. 광장동에 위치한 이 호텔은 산 중턱에 위치해 있고, 앞으로 한강이 내려다보여 각 국 기업인들이 회의는 물론 외적으로도 안정감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또한 기업인들의 오픈 인터뷰가 진행된 아케이드 건물은 한적함과 함께 깨끗한 시설이 돋보여 기업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곳은 최태원 회장이 기업현안을 논의하는 장소로도 종종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한다.
의전 차량을 맡았던 현대차그룹도 단단히 활약했다. 현대차 그룹은 이번 행사에서 에쿠스 리무진을 포함 모하비, 그랜드스타렉스, 그랜드카니발 등 자사 차량 172대를 제공했다. 에쿠스 리무진의 경우 회의 기간 중 각국 정상의 의전차로 쓰이는 점을 감안해 최고급형(1억4600만 원)을 협찬했다. 외국계 명품 차량인 독일 BMW와 아우디, 미국 크라이슬러의 차량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었다. 외부로 차량이 돌아다님에 따라 그 홍보효과도 대단했다는 평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아셈 정상 회의 때도 의전차량으로 활용한 에쿠스가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며 “회의가 끝난 뒤 일반 고객들에게 추후 특별 캠페인 형식으로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과 LG그룹도 동참했다. 두 기업은 비즈니스 서밋보다 영부인들의 만찬장에서 눈부신 활약을 했다.
삼성그룹이 보유한 리움미술관은 국·공립 미술관이 아닌데도 영부인들이 찾아 보는 곳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리움의 전 관장이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씨가 이날 행사에 참석하는 영부인들을 직접 영접했다.
G20 정상회의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정상 영부인들은 이날 오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환영리셉션을 마친 뒤 별도로 오후 7시20분부터 9시30분까지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만찬 행사를 가졌다. 당초 계획됐던 9시까지의 만찬이 30분이나 연장됐다.
만찬 메인 요리도 삼성그룹 계열 신라호텔에서 준비한 한우 스테이크와 생선요리(도미·옥돔) 둘 중 하나를 선택해 먹을 수 있도록 준비했다. 신라호텔은 이건희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전무가 운영하는 곳으로 이번 행사에도 만반의 준비를 했다는 후문이다.
LG전자가 만든 제푸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은 G20서울 정상회의에 참석한 영부인들의 오찬 장소를 비췄다.
LG전자는 12일 G20 영부인들의 오찬 장소인 성북동 ‘한국가구박물관’에 LED조명 총 357개를 설치, 한국 전통 목가구의 우아하고 은은한 분위기를 한층 살렸다는 전언이다.
LED조명은 일반 조명에 비해 발열량 및 눈부심이 적고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기 때문에 목가구 등 전통가구와 절묘하게 어우러져 재질의 고유한 느낌을 살리면서도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제격이라는 평이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직간접적으로 활약을 펼친 반면 주변상인들은 울상을 짓기도 했다. 거리가 한산하다보니 임시휴업을 한 상인들도 있었다. 일각에선 경제 살리기 일환이라는 G20회의가 거꾸로 서민경제에는 악영향을 끼쳤다고 한탄을 하기도 했다.
코엑스 인근에서 만난 한 상인은 “큰 행사도 좋지만 많은 경찰인력이 많이 동원되고, 통제가 심하다보니 손님들이 오지 않는다”며 “강남 일대에 손님이 없어 파리가 날린다는 말을 처음 들어본다”고 말했다.
[이범희 기자] skycros@dailypot.co.kr
이범희 기자 skycros@da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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