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태원 회장, 한국 기업인 중 유일하게 컨비너로 활약
글로벌 재계 정상회의인 서울 G20 비즈니스서밋에는 이건희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등 국내 15명의 재계 대표들이 참석한다. 이들은 비즈니스서밋을 계기로 글로벌 인맥을 넓히고 회사 인지도를 제고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 총수들은 특히 다국적 기업과 차세대 신흥국의 유망기업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유례없는 호기라는 점을 최대한 활용, 이들 CEO와 인맥을 쌓는데 주력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기업인 중 유일한 컨비너(회의주재자)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녹색성장 분과의 신재생에너지 소주제 부분을 이끌기 위해 사전에 해외 기업 관계자들을 초청해 미리 친분을 쌓는 등 글로벌 인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 회장은 워킹그룹(작업반) 참가 기업들과 컨퍼런스 콜, 비디오 컨퍼러스 등을 가진데 이어 지난달 중순 같은 작업반에 배정된 외국 CEO 대리인들을 서울로 전원 초청해 미팅을 가졌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금융분과를 선택한 것에 대해 조직위 안팎에서는 예상외라는 반응이다. 금융분과 중 인프라·R&D투자 작업반에 배정된 조 회장은 CEO 컨퍼런스 콜에 직접 참여해 행사 당일 회의진행 방향과 사안별 발언요지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등 해외 경영자들과 활발하게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각국 정상 및 기업인들과 다양한 면담을 가질 계획으로 알려지는 등 재계 정상회의를 통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실속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미 얼마 전 경주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회의 직후 호주 기업인들과 경제협력방안을 논의한 정 회장은 에너지 효율 향상에 매진해 온 포스코의 사례 등을 소개하며 각국 기업인들을 상대로 세일즈에 나선다.
태양광분야 세계 4위업체인 쏠라펀파워홀딩스를 인수하는 등 신재생에너지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이번 포럼에서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투자촉진과 펀딩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서밋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들과 교류를 확대하는 비즈니스 기회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임기영 대우증권 사장 역시 참가기업들과 이메일, 컨퍼런스 콜 등 다양한 방법으로 대화채널을 가동하는 등 스킨십을 유지해왔다. 특히 중국 및 호주의 최대은행인 중국 공상은행, ANZ와 일대일 미팅을 추진하는 등 이번 기회를 글로벌 네트워킹을 확보하는데 주안점을 둘 계획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학구파'로 불릴 만큼 토론에 만반의 준비를 다하는 총수들도 있다. 사전 모의 회의를 갖고 산하 경제연구소로부터 과외를 받는 등 글로벌 기업인과 경제해법을 논의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화학공학박사 출신이자 녹색성장 산업협의체 대표이기도 한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녹색 성장의 에너지효율 소주제 보고서 작성 작업에 참여해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능력을 인정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허 회장은 비즈니스 서밋 이후 녹색성장 로드맵 작성 과정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에너지 효율화 기술지원을 통해 상생 경영을 실천할 수 있는 제도수립 필요성도 역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석채 KT 회장은 그룹 산하 경제경영연구소장과 수시로 의견을 교환하고 조언을 듣는 등 특별과외를 받고 있다. 이 회장은 강력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클라우드컴퓨팅으로 청년실업, 의료 접근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할 예정이다.
민계식 현대중공업 회장은 신재생 사업을 초기부터 직접 기획하고 추진했던 경험을 살려 녹색일자리 작업반에 참가해 전문가 이상의 식견과 지식을 발휘할 전망이어서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의사 출신인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은 평소 개도국 의료 환경 문제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이번 포럼에 각별한 애정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보건원조 정책 담당자와의 인터뷰, 한국의 원조사례 등을 참조하는 등 실질저인 제언을 하기 위해 '열공'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G20 비즈니스서밋 조직위 관계자는 "대부분의 CEO들은 국제적 경험과 업계 지식이 풍부한데다 4개월 전부터 보고서 작업에 참여해왔다"며 "행사를 코앞에 두고 보고서 및 발언할 내용 등을 꼼꼼히 챙기는 등 전 세계 정·재계의 최고 VIP사이에서 손색없는 토론을 펼치기 위해 철저히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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