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스톨 르노 부회장 "르노삼성 2공장 증설 고려"
제롬 스톨 르노 부회장 "르노삼성 2공장 증설 고려"
  • 김훈기 기자
  • 입력 2010-11-09 09:31
  • 승인 2010.11.09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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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사장 “증설은 장기계획…최소 2년 소요”
제롬 스톨 르노그룹 경상용차 판매 및 마케팅 담당 부회장이 르노삼성차의 부산 2공장 증설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이르면 2012년께 2공장 건설이 가시화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국시장 점검과 2011년 생산계획 등을 논의하기 위해 방한한 제롬 스톨 부회장은 8일 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공장 건설에 대한 르노그룹 본사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2000년 9월 르노삼성자동차 출범당시 초대 사장으로 취임해 2006년 2월까지 근무했다.

스톨 부회장은 “이미 증설 계획은 2000년 이후 많이 언급됐었다”면서 “향후 비용 등을 감안해 한국 내에 2공장 증설이 필요하다는 시점이 오면 생각해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르노삼성의 생산 가능대수로 보면 필요한 물량을 대는데 문제는 없다고 본다”며 “이미 수출 증가로 늘어나는 물량을 맞추기 위해 부분적으로 증산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장 마리 위르띠제 르노삼성 사장 역시 “2공장 증설은 단기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최소 2년 이상이 걸린다”며 “그룹의 예산 규모 등 글로벌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 한국의 경우 원자재나 인건비 등 비용이 늘고 있어서 경쟁력 있는 시장을 유지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위르띠제 사장은 “장기적 차원에서 시장 볼륨을 예측해야 하는 입장에서 한국은 안정적인 시장상황을 보이고 있다”며 “내수와 달리 수출이 늘고 있지만 (증설 관련 문제는) 르노닛산그룹을 비롯한 글로벌 차원에서 논의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아직 곧바로 증설을 할 만큼 물량이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이 아니고, 르노그룹 내에서도 논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현재는 부분적 증설 작업으로 물량을 맞추고 있다는 말이다. 현재 르노삼성은 시간당 생산대수(UPH)를 64대로 높이고, 인력을 충원하는 등 생산량 확대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벌이고 있다.

르노삼성의 공장증설 계획은 2003년 제롬 스톨 사장 시절부터 가시화됐던 부분이다. 하지만 2008년 리콜여파와 내수부진 등을 이유로 공장증설 계획이 지금까지 보류되고 있다.

르노삼성은 2009년 한 해 동안의 내수판매는 상반기 침체된 자동차 경기에도 불구하고 13만3630대를 판매해 출범이래 연간 최대 내수실적을 달성했다. 때문에 지난해부터 2공장 건설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르노그룹의 재가를 받아야 해서 르노삼성 자체에서 이를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부산공장의 연간 최대 생산가능대수는 30만대다. 부산공장의 1개 생산라인에서 SM3 SM5 SM7 QM5 등 4개 차종을 한꺼번에 만드는 ‘혼류생산’을 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뉴SM3와 뉴SM 등의 판매량이 늘어 공장 가동률은 100% 수준에 근접했다.

생산성은 국내 완성차업체 중 가장 높다. 생산직 2300명이 작년에 18만7947대를 만들었다. 평균 1인당 81대가 넘는다. 이는 쌍용차(1인당 16대)의 5배 수준이고, 현대차(1인당 51대)와 기아차(1인당 48대)보다 50% 이상 높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 관계자는 “부산 2공장 건설은 르노그룹 본사 차원에서 이미 논의 중인 사항이다”며 “다만 내수는 문제가 없으나 닛산의 물량이 많아 수출이 늘어나는 상황이어서 닛산의 물량을 조절해 나가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간당 생산대수를 64대로 늘리고 인력을 충원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2년여 동안 늘어나는 물량을 감당하고, 그 이후에 2공장 건설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겠다는 뜻으로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뉴SM5, 올해 말부터 유럽 수출…중국은 내년 예정

스톨 부회장은 내년 초 래티튜드(Lattitude)라는 이름으로 수출하는 뉴SM5에 대해서는 “유럽은 올해 말부터 내년 초에 출시하고 이외 지역으로 중국에도 내놓는다”며 “유럽 시장은 중형차 시장 비중이 계속 줄고 있어서 대량 판매까지는 기대하고 있지 않지만 좋은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SM3를 바탕으로 한 전기차 출시에 대해서는 “한국 시장 판매는 정부의 전략과 맞물려 간다. 먼저 인프라를 구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생산초기 단계에서는 정부의 인센티브 제공 여부에 따라 판매량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나라에서 전기차 판매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이나 세제혜택 등이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인센티브나 재충전 설비와 같은 인프라 구축 상황이 구체화된 덴마크 등에 비해 한국은 이렇다 할 결정 된 내용이 없다”며 “내년 초에는 한국정부의 명확한 전략이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르노삼성의 그룹 내 위상에 대해서는 “그룹 내에서 한국 시장은 3위의 볼륨을 가진 시장이다. 그룹에서는 한국과 브라질 매출 신장을 흥미롭게 보고 있고 기대를 하고 있다”라며 “한국은 제조와 판매가 강세기 때문에 탄탄한 전략을 토대로 한국에서 볼륨을 확대하는데 큰 효과를 볼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10년 전 르노삼성 초대 사장으로 취임하던 때를 되돌리며 “10년 전 한국에 왔을 당시 금융위기로 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에 직면했었다”며 “직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재시작하는 취지로 동기유발을 하며 회사를 이끌었다”고 덧붙였다.

방한 목적에 대해서는 “판매와 마케팅 담당이기 때문에 시장을 돌아보고 점검할 책임이 있다. 2011년 사업계획을 위해서는 강점과 약점이 뭔지 파악하기 위해 방한했다”며 “한국은 실적이 잘 유지되고 있지만 강점이 많은 국가역시 내년에도 현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기 위한 전략차원이다”고 말했다.

한-EU FTA에 대해서는 “비즈니스 관계에서 시장경쟁을 유도하는데 이의를 제기할 이유는 없다”며 “고객 입장에서는 다양한 차량이 수입되어 경쟁력이 넓어지는 것은 긍정적이다. 고객이 열쇠를 쥐고 있다”고 말했다.

출범 후 인수대금 이상을 벌어들였지만 부채를 다 갚지 않았다는 지적에는 “인수 당시 어떤 파트너도 동의 안했지만 삼성과 공정한 딜로 인수를 했다”며 “우리는 협력사와 직원 문제에 치중했고, 채권단 관련 이슈는 삼성이 담당했다”고 답했다.

쌍용차 인수전에 참여했다가 발을 뺀 배경에 대해서는 “쌍용차는 제휴를 맺어 새로운 기회로 삼으려 했지만 실제로 깊이 있는 논의를 한 결과 생산 캐파까지 떠맡기에는 인수비용이 비싸서 철회했다”고 말했다.

최근 뉴SM5나 뉴SM3의 고객들이 일부 부품 조달에 문제가 있어 불만이 제기된 것에 대해서는 “올해 여름 동탄 2구역 개발로 기흥에 있던 부품센터와 딜리버리 센터를 함안으로 이전하는 데다 수출이 동시에 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며 “서울지역은 땅값이 비싸고 부지 찾기가 쉽지 않았다. 현재는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답했다.

◇제롬 스톨 부회장은 누구?

르노삼성의 초대 사장을 지낸 제롬 스톨(Jérôme Stoll) 부회장은 1954년 튀니지 튀니스에서 태어나 파리 그랑제꼴(고등 경영 대학) ESCP(프랑스 최고경영자 양성과정)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1980년 르노VI사에 이어 1983년 르노 VI사의 상용차 부문 자회사인 벌리엣 나이제리아사 사장에 이어 1987년 르노의 재무팀에 합류했다.

1989년 르노 오토메이션(르노 자회사)사의 재무 및 관리 담당 이사로 승진했고, 1995년 구매 담당 이사, 1998년 파워트레인 구매 담당 이사 로 승진했다.

2000년 9월 르노가 삼성자동차를 인수하면서 르노삼성자동차의 초대 대표이사로 임명됐다. 2006년 5월1일 남미공동시장 담당 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2009년 2월1일 르노그룹의 경상용차 판매 및 마케팅 담당 부회장으로 임명됐다. 현재 유럽 지역 경영 위원회 리더직도 겸하고 있다.


김훈기 기자 bo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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