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의 글로벌 확장 논란
최태원 SK 회장의 글로벌 확장 논란
  • 박주리 기자
  • 입력 2010-11-02 12:52
  • 승인 2010.11.02 12:52
  • 호수 862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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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인가 의욕인가 최근 잇단 실패에도 재도전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 7월 중국 통합법인 SK차이나를 출범시키며 이를 앞으로 10년이 아닌 100년 기업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공식 선언했다. 또한 중남미 페루와 상생경영을 통해 동반 성장을 할 계획도 선포하며 의욕을 보였다. 하지만 SK그룹 계열사들의 해외진출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없지 않다. 2000년도에 들어서면서 SK 계열사들이 야심차게 진행했던 대부분의 글로벌 사업들이 적자행진을 면치 못하며 해당국가에서 철수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적자행진을 벌였던 사업들을 들여다본다.

SK그룹 계열사들은 의욕을 앞세우며 규모가 큰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 진출했지만 2~3년도 버티지 못하고 금세 사업을 정리했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 성공한 사업들을 해당 국가의 시장성을 고려하지 않고 그대로 도입을 하면서 수 천억 원 대의 적자를 내며 철수를 한 경우도 있다.


베트남, 미국, 중국 진출 실패

‘S-Fone(S폰)’이라는 브랜드와 함께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베트남 무선통신시장에 진출했던 SK텔레콤은 시장진출 8년 만인 지난해 전격 철수했다.

SK텔레콤은 베트남 통신시장의 잠재력을 믿고 그 동안 1억5000천만 달러(한화 16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자했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사업을 철수했다.

SK텔레콤은 조기 사업 철수의 댓가로 사이공포스틸과 양해각서(MOU)를 채결한 뒤 댓가로 받은 3500만 달러(400억 원)만을 회수했을 뿐이다.

해외법인인 SKT베트남은 지난 2008년 280억 원의 손실을 내고 다시 지난해 113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008년의 4배에 해당하는 손실금이다.

그런가 하면 SK텔레콤 USA 홀딩스는 2008년 1030억 원 적자를 냈으며 SK텔레콤 차이나는 2008년 26억 손실, 2009년에는 100억 원의 손실을 봤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최초로 도입한 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의 싸이월드는 국내의 성공을 바탕으로 독일, 일본, 미국, 대만, 중국, 베트남에 진출했다.

하지만 이들 나라에서는 국내만큼의 실적이나 인지도, 인기가 없어 2008년 유럽법인의 철수를 시작으로, 지난해 8월 일본에서도 SNS ‘믹시’의 벽을 넘지 못하고 철수했다. 또한 올해 초는 미국과 대만에서 설립 3년 6개월 만에 사이트 문을 닫았다. 유일하게 회원 수가 700만 명인 중국과 올 초 대비 20% 성장을 하며 회원 45만 명을 보유한 베트남에서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SK에너지는 지난 2008년 중국 심천에 10억 달러 규모의 정유단지를 조성하려다 무산됐다. 당시 심천 지방정부와 양해각서까지 체결했지만 중국 중앙정부로부터의 최종 승인을 받지 못해 사업 자체가 무산된 것이다.

사실 SK그룹의 국내에서의 실패도 만만치 않다. SK텔레콤의 경우 지난해 1조 2880억 원의 이익을 냈지만 이동통신서비스 이외에 투자한 대부분의 사업체들은 큰 폭의 적자를 보였다.

유무선통합을 위해 인수한 SK브로드밴드(구 하나로텔레콤)는 지난 2008년 980억 원의 적자를 낸 것도 부족해 지난해는 그 배인 1920억 원의 손실을 봤다.

싸이월드와 네이트를 통합해 운영하는 SK컴즈는 지난 2008년 330억 원을 손해 봤다. 특히 잘나가던 싸이월드를 인터넷포털 네이트와 통합을 시켜 적지 않은 회원들이 외면, 해외의 인기 높은 페이스북과 트위터로 이동을 해 그 적자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거듭된 해외진출 실패를 경험삼아 최 회장은 현지 ‘상생경영’을 도모해 해당 국가의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사업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재도전 과연 묘수 있나

제2 본사급인 SK차이나는 중국내 13개 계열사와 96개 중국 법인에 대한 총괄본부다. 근무 인력만도 3500명이 넘는 대규모 조직이다. 최 회장은 SK차이나를 현지인들 위주로 철저히 현지화 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며 중국인 임원의 수를 30% 이상으로 늘렸다.

SK텔레콤은 인도네시아 기업 ‘텔콤’과 제휴를 통해 현지 디지털 콘텐츠 사업에 공동으로 추진한다. 또한 말레이시아 브로드밴드 업체 ‘패킷원’의 2대 주주가 되 경영에 참여키로 했다.

중남미 폐루에는 새로운 경제 협력 비즈니스 모델을 확대했다. 2007년 페루가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었을 때 복구비용으로 600만 달러를 전달하며 학교 재건·기증을 통해 현지화를 도모했다.

이렇듯 최 회장이 주장하는 상생경영은 서로 ‘윈-윈’해야 해당 국가도 SK도 성공할 수 있다는 의미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SK측이 그동안의 실패를 반성하지 못하고 무리한 해외 확장에 나서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박주리기자] park4721@dailypot.co.kr

박주리 기자 park4721@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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