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숟가락 물고 태어난 아이들 1억 원 이상 미성년 주식부자 220명
경기 불황 여파로 사회 곳곳에서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주식 시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최근 기업분석 전문 사이트인 재벌닷컴은 재벌 그룹 오너 일가 중에서 미성년자들의 주식 보유 현황을 발표했다. 그 결과 LG그룹 오너 미성년자 자녀들이 주식을 가장 많이 보유한 것으로 조사돼 관심을 끌었다. LG家 손주들 중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한 14세 Y양의 경우 무려 45억 원대인 것으로 알려진다. 보는 이에 따라서는 부러운 일이기도 하지만 일부에서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일 때 주식을 넘겨받아 각종 세금의 부담을 덜고 향후 안전하게 경영권을 물려주기 위한 방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법망을 교묘하게 이용한다는 설명이다.현재 일반적으로 미성년자는 만 20세 미만을 말한다. 사회활동보단 누군가의 보호를 받는 나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모습이다. 사회활동을 일찍 시작한다고 해도 법적으로는 보호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주식거래도 마찬가지다. 미성년자의 주식거래는 금지돼 있지는 않다. 다만 보호자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다.
증권 관계자들은 “미성년자들은 단독으로 증권계좌를 개설할 수 없다”며 “하지만 부모와 동행해 허락을 받을 경우 미성년자 명의의 계좌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부모의 동의 아래서는 미성년자들도 성년자들과 똑같이 주식 거래를 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인지 몇 몇 재벌가에서는 자녀들이 유치원에도 들어가기 전부터 그 자녀에게 주식을 양도하기도 한다. 재벌가 2·3세 중 초등학교 학생들조차 이미 수십억 원 대의 주식 재산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말문을 트기도 전에 수십억 원의 주식을 보유하는 경우도 많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 주식을 1억 원 이상 보유한 또 미성년 K주식부자의 수가 지난해 8월 198명에서 올해 8월에는 220명으로 늘었다고 지난 10월 25일 밝혔다. 미성년 주식 부자들이 많은 국내 대기업은 LG그룹이라고 밝혔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차녀 Y양(14)은 ㈜LG(5만5064주·0.03%)와 LG상사(4만3339주·0.11%) 등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돈으로 환산하면 45억7800만 원가량 된다.
구 회장의 동생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딸 S양(11)은 1억2300만 원 상당의 LG상사(4446주·0.01%) 지분을 갖고 있다.
미성년자는 아니지만 구본무 회장 둘째 동생 구본준 LG상사 부회장의 외아들 H씨(23)는 ㈜LG(82만8857주·0.48%)와 LG상사(16만9427주·0.44%) 주식을 보유해 556억3400만 원의 지분 평가액을 기록 중이다.
구본준 부회장의 딸 J씨(20)도 ㈜LG(31만386주·0.18%)와 LG상사(8만4720주·0.22%) 지분으로 214억1900만 원이 넘는다.
구본무 회장의 여동생 구훤미씨의 아들 K군(18)은 46억6300만 원 정도의 ㈜LG(9300주·0.01%), LG상사(14만8770주·0.38%)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구본무 회장 사촌들의 자녀 중에서도 주식 부자를 확인할 수 있다. 구자승 전 LG상사 사장의 장남 구본걸 LG패션 사장 아들 H군(14)이 보유한 ㈜LG(10만654주·0.06%)와 LG상사(13만4789주·0.35%) 지분 평가액은 98억9700만 원이다.
또 구본걸 사장의 친인척인 S군(17)은 LG패션 지분 18만1844주(0.62%)로 48억3700만 원, M씨(21)는 46억9500만 원(LG패션 17만6491주·0.60%), S씨(20) 34억5900만 원(LG패션 13만22주·0.44%), K군(13) 8억2200만 원(LG패션 3만908주·0.11%) 등으로 조사됐다.
한편 다른 그룹의 경우도 크게 다를 것은 없다.
전자공시시스템에는 최근 문제가 된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의 중학생 아들과 초등학생 딸도 그룹 비상장 계열사의 주식을 대거 보유하고 있다. 지난 7월 30일 조사 당시 이 회장의 아들 A군은 146억 원어치의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다.
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의 딸 A양(19)은 209억4000만 원을, 정우현 미스터피자 회장의 친인척인 A양(10)이 60억2000만 원,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의 친인척인 S군(11)은 44억3000만 원, 김형균 유니셈 대표이사의 친인척인 T군(11)이 23억5000만 원, 정호 화신 회장의 친인척인 L군(11)이 18억 원, 구자훈 LIG손해보험 회장의 친인척인 Y군(8)이 16억2000만 원의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같은 미성년자의 주식 세습에 대해 한 증권관계자는 “최근 상속과 증여를 통한 지분 승계가 빨라진 것은 세금만 제대로 낸다면 문제가 없을 거라는 계산 때문”이라며 “미성년자의 주식보유는 단순한 증여 목적 외에 또 다른 목적이 있다.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계열분리나 재산분배의 목적이 있을 수 있으며 비상장 기업의 경우, 상장 시 막대한 시세 차액을 거둘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범희 기자] skycros@dailypot.co.kr
이범희 기자 skycros@da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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