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없이 월차까지 낸다”구?…동아제약 광고문구 ‘교체’
“개념없이 월차까지 낸다”구?…동아제약 광고문구 ‘교체’
  •  기자
  • 입력 2010-11-02 11:39
  • 승인 2010.11.02 11:39
  • 호수 862
  • 25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 제약사의 라디오 광고가 부당노동행위를 조장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해당 제약사가 광고를 교체하기로 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지난 10월 26일 동아제약의 라디오광고가 부당노동행위를 조장한다며 광고 심의와 중단을 요구했다.

동아제약이 대표 제품인 ‘판피린 큐'에 대한 라디오 광고에서 ‘젊은 사람들이 아픈 것부터가 문제인데 개념 없이 월차까지 낸다'고 표현한 것이 논란이 됐다.

이 광고 문구에 대해 민주노총은 아파도 약 먹고 일하라는 부당노동행위를 조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판피린 큐' 광고에서는 ‘감기가 극성인데 출근하지 말고 쉬어야 한다. 다음 날 자리 없어지는 건 책임 못 진다'고 표현했다.

이는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을 조장해 발병으로 인한 휴식권이 해고의 사유가 된다는 그릇된 인식을 확산한다는 것이 민노총의 지적이다.

박성식 부대변인은 “비록 광고가 개그 패러디의 형식으로 표현되고 있지만 모든 국민에게 보장돼야 할 휴식과 휴가를 개념없는 것으로 규정하는 광고는 단순한 웃음거리의 정도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근로기준법상 월차유급휴가는 사업장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폐지돼 왔지만 20인 미만 사업장에 한해서는 보장되고 있다.

이에 대해 동아제약은 일단 민노총의 지적을 받아들이고 조만간 광고를 교체하기로 했다고 같은달 27일 밝혔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의도하지 않게 문제를 일으키게 됐다"며 "월차 등에 대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문구 수정작업을 거쳐 광고를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노총 박성식 부대변인은 “광고주가 인식하진 않았더라도 노동 문제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 우려할만한 수준임을 보여줬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노동자의 기본권이 일상적으로 부딪히는 중요한 사회 문제임을 환기시킬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헬스/뉴시스]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