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식당에 단골손님이 된 의원들도 많다. 김씨에 따르면 열린우리당의 경우 유인태, 유시민, 김부겸, 정봉주 의원 등이 단골이다.한나라당은 서울지하철 노조 위원장 출신의 배일도 의원과 박찬숙 의원이, 민주노동당은 천영세 원내대표가 단골손님으로 통한다. 몇몇 의원들은 식사장소와 회식장소 뿐만 아니라 기자간담회와 접대장소로까지 이 식당을 이용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 대표는 자신의 방일 결과를 설명하는 기자 간담회를 이곳에서 개최했다. 또 열린우리당 유인태 의원은 자신을 찾아오는 손님의 접대 장소로 이곳을 애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유 의원실 관계자는 “값이 싸고 맛있기 때문에 찾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의원님은 ‘싸고 맛있는 게 진짜 맛있는 거지, 비싸고 맛있는 건 맛있는 게 아니다’라는 지론을 갖고 있다”며 “국회 주변을 다니다 우연히 도서관 옆 함바집을 보고 어떤 곳인지 알아본 뒤 이곳의 단골 손님이 됐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 배일도 의원도 손님접대와 보좌진 회식장소로 이 식당을 애용하고 있다.배 의원실 관계자는 “다른 어떤 것 보다 손맛이 일품”이라며 “의원식당보다 값이 싸고 의원실을 찾아오는 지인들과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어 의원님이 자주 찾는다”고 전했다. 단골이 많아서인지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있다. 식당 주인 김씨에 따르면 한나라당 이규택 의원은 이 식당에서 식사를 한 후 “어느 지역 쌀을 사용하느냐”고 물으며 자신의 지역구인 “여주·이천쌀이 밥맛이 좋다”고 지역 쌀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 어느 지역 쌀을 쓰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씨는 “어느 지역 쌀을 쓰는지에 대해선 절대 가르쳐 줄 수 없다”며 웃음으로 받아넘겼다. 김씨는 “젊은 의원들은 뭐든 잘 먹는 게 좋고 나이든 의원들은 경륜이 있어서인지 식당 아주머니들에게 인사까지 건네는 등 매너가 좋다”고 의원들을 추켜세웠다. 김씨는 또 “집에서 먹는 음식처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며 “특히 조미료를 거의 사용하지 않아 손님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씨는 “의원들을 비롯해 국회 관계자들이 많이 찾아와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부담스러운 점도 많다”며 “찾아오는 의원들이 많은 만큼 음식에 더욱 신경이 쓰인다”고 전했다. 한편 김씨는 “과거에 비해 의원들의 권위의식이 사라진 점을 많이 느낀다”며 “민노당 의원들이 모두 함께 찾아왔을 때 처음 본 강기갑 의원의 한복을 입은 모습은 사뭇 달라진 국회의 모습을 실감케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회 밖에서 볼 때는 경직돼 보였는데 이곳에서 지켜보는 의원들의 모습은 소탈했다”고 전했다.
이인철 chle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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