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계열사인 롯데쇼핑은 경기 성남시 수내동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분당점과 롯데마트 서울 도봉, 구로점, 분당 수지점, 부산 사상점, 전북 익산점 등 총 6곳을 매각할 방침을 세웠다. 또 다른 계열사인 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도 부동산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의 부동산 매각은 단순 매각 방식이 아닌 ‘세일&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방식이라고는 하지만 석연치 않다는 것이 주변의 반응이다. 세일&리스백은 기업이 보유한 자산 중 수익성이 떨어지거나 활용도가 낮은 부동산을 팔거나 매각한 뒤 임차해 쓰는 방식을 말한다. 이는 롯데가 YS정부 시절 엄청난 세금을 내면서도 부동산을 팔지 않고 버틴 경력이 있어 더욱 논란이 되고 있다. 롯데는 IMF 외환위기 당시 기업들이 온통 구조조정에 나설 때도 부동산 자산만큼은 건드리지 않았다. 오너인 신격호 회장이 그동안 땅을 직접 사서 개발하는 방식을 고수했던 점도 이유로 꼽힌다.
서울 양평동 롯데제과 사옥 부지(67년)와 잠실 롯데월드 부지(81년), 제2롯데월드 부지(87년)는 신 회장이 동물적인 감각으로 직접 발품을 팔며 개발을 준비한 땅으로 꼽힌다.
때문에 롯데그룹이 부동산 자산 매각에 나선 것은 여러 의미로 풀이된다. 그 중 더 이상 부동산 투자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 무엇보다 일본 노무라증권에 근무한 경력이 있는 신동빈 부회장 의중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는 대표적인 부동산 부자 그룹이지만 ‘부동산 불패 신화’는 더 이상 나타나기 힘들 것이란 입장으로 바뀌었다”며 “일본 부동산시장 침체를 주의 깊게 봐온 신동빈 부회장이 경영을 맡으면서 ‘유통기업으로서 부동산 자산은 늘 수밖에 없지만 이를 슬림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론을 펼치는 것도 한몫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롯데그룹은 부동산 매각은 단순히 재무건전성 확보 차원에서 봐달라는 입장이다.
[이범희 기자] skycros@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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