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삼성병원 신경정신과에서 의사를 흉기로 살해한 피의자 A씨가 지난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news/photo/201901/278593_199409_138.jpg)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자신의 정신과 진료를 맡은 의사를 흉기로 찔러 사망하게 한 혐의를 갖는 A(30)씨가 붙잡혔다.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지난 2일 이언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A씨의 살인 혐의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판사는 발부 사유에 관해 "범죄가 소명되고 구속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A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5시 44분께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에서 진료 상담을 하던 임세원(47)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가슴께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갖는다.
임 교수는 응급실에서 심폐소생술을 받은 뒤 곧바로 수술실로 들어갔으나 흉부에 큰 부상을 입은 탓에 같은 날 오후 7시 30분께 결국 유명을 달리했다.
간호사의 신고를 접수해 현장 출동한 경찰은 A씨를 긴급 체포했다.
사건을 담당하는 서울 종로경찰서에 의하면 A씨는 경찰 조사 당시 범행은 시인했으나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히지 않은 채 줄곧 횡설수설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조울증 환자로 수년 전 임씨에게 진료를 받은 전력을 갖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 1일 A씨를 상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도 같은 날 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지난 2일 오후 2시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한 A씨는 범행 동기 등에 대한 질문에 대답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임 교수는 정신건강의학 분야 전문가로 우울증, 불안장애 환자 등에 대한 논문 100여 편을 국내외 학술지에 게재하고 관련 치료 프로그램 개발에도 관심을 기울인 인물로 평가된다.
그는 2011년 한국형 표준 자살 예방 교육프로그램인 '보고 듣고 말하기(보듣말)'를 개발했으며 2016년에는 자신의 우울증 극복기인 책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를 세상에 선보이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임 교수는 당시 A씨가 위협을 가하자 복도로 대피하면서 간호사들에게 "도망쳐" "112 신고해"라고 소리쳤다. 또 도망치는 와중에도 멈춰 서서 간호사 쪽을 바라보며 제대로 대피했는지 여부를 살피는 모습이 CCTV에 담기기도 했다.
강민정 기자 kmj@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