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할인' 소셜 커머스, 왜 열광하나?
반값 할인' 소셜 커머스, 왜 열광하나?
  • 박상권 기자
  • 입력 2010-10-19 11:11
  • 승인 2010.10.19 11: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넌 1만8150원에 샀니? 난 온라인 공동구매로 6600원에 샀다.”

직장인 박민석(42)씨는 최근 소셜커머스 사이트를 찾는 재미에 푹 빠졌다. 매일 아침 출근해 컴퓨터를 켜자마자 소셜커머스 사이트에 접속하는 게 생활이 됐다.

이유는 최근 가족과 함께 근사한 주말 저녁 식사를 비롯해 각종 서비스를 5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날은 놀이공원 입장권을, 어떤 날은 커플 마사지와 연극 등 각종 서비스 쿠폰을 시중가의 절반도 안돼는 금액에 살 수 있다.

◇'반값 할인' 소셜 커머스, 누구냐 너

신종 온라인 공동구매 소셜 커머스(Social commerce)가 국내 출현 반 년 만에 온라인 쇼핑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소셜 커머스는 하루 하나씩 상품이나 서비스를 정해 목표 인원을 모으면 반값 할인을 해주는 새로운 개념의 온라인 공동구매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활용해 '소셜 커머스' 또는 '소셜 쇼핑'이라고 부른다.

100명을 모으면 1만 원짜리 스파게티를 5000원에 먹을 수 있다고 하자.

소비자는 할인을 받기 위해 주위에 입소문을 낸다. 자영업자는 단기간 내에 식당을 알리고 고객을 모을 수 있다면 반값 할인이 아깝지 않다. 중개인 격인 소셜 커머스 업체는 매출의 일부를 수수료로 받는다.

소셜 커머스의 원조는 2008년 11월 미국 시카고에서 시작한 그루폰(Groupon). '구글 이후 최고의 비즈니스 모델'이라 불리며 2년이 채 안 되는 동안 회원수 1300만명, 매출 5억 달러(6000억원)를 바라보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국내에는 지난 3월 첫 등장했고, 지난 5월 티켓몬스터를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해 업체 수가 50여 개까지 늘었다.

◇왜 열광하나…대기업도 참여

이달 초 출범한 소셜커머스 사이트 위메이크프라이스(wemakeprice.com)는 에버랜드 자유이용권 10만장을 하루 동안 모두 팔아 1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3만7000원짜리 이용권을 1만4900원에 파는(60% 할인) 파격적인 조건이었다. 이날 매출은 국내 온라인 쇼핑 사상 단일 품목 거래 건수(10만 건)로는 최다 기록이었다.

이어 지난 13일 하루 동안 대형 패밀리 레스토랑 T.G.I.F의 인기 스테이크 메뉴를 64% 할인된 역대 최저가 6600원에 10만장 판매를 완료했다(사진). 2연타석 홈런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창업을 준비 중인 업체만 30여 개 이상으로 본다. 대기업도 뛰어들었다. 국내 최대 인터넷쇼핑몰 인터파크는 지난 15일 소셜 커머스 기반 서비스 '하프타임'을 론칭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 SK커뮤니케이션즈도 연내 서비스 시작을 밝힌 상태다.

◇'먹튀' 사례는 조심해야

판매 수량과 이용 후기 등이 곧바로 노출되기 때문에 좋은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지속적으로 제공하지 못할 경우 사이트의 신뢰성이 떨어진다.

실제로 '하루에 한 건'이라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거나 목표 이용자수에 도달하지 못해 개점휴업 중인 사이트도 이미 나타났다. 외국에서는 상품을 판매하고 사이트가 사라지거나 업체가 폐업하는 '먹튀'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에서도 소비자 불만 사례가 적잖이 발생하고 있다. 소비자들을 상대로 ‘50%의 가격에 해당하는 50%의 서비스만 제공하겠다’고 트집을 잡는 업체도 있고, 쿠폰 구입 당시 공지되었던 고가의 메뉴가 슬그머니 저가의 메뉴로 바뀌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한 스테이크 뷔페 업체는 소셜커머스 업체를 통해 파격적 할인가를 내세웠지만 쿠폰 구입고객에게는 일반 메뉴와 다른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결국 이 업체는 고객 불만이 쇄도하고 인터넷에 혹평이 잇따른 뒤에야 쿠폰 구입고객에게 전액환불 조치를 취했다.


박상권 기자 kwon@newsis.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