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정용진 부회장, MC몽 ‘병역비리’에 잠 못드는 이유
신동빈·정용진 부회장, MC몽 ‘병역비리’에 잠 못드는 이유
  • 박상권 기자
  • 입력 2010-10-18 17:01
  • 승인 2010.10.18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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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열린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의 주요 이슈는 ‘병역면제’ 였다.

한나라당 김재경(진주) 의원은 이 자리에서 로마와 미국 지도자의 도덕성을 강조해 화제가 됐었다. 김 의원은 로마와 미국이 번영할 수 있었던 근본이유가 지도자들의 투철한 도덕의식 때문이었다고 강조했다.

로마시대 때 국가 최고지도자들이 전쟁에 참여하는 것은 최고의 명예로 인식됐었다. 따라서 귀족층의 전쟁참여는 자발적이고 경쟁적으로 이뤄졌다.

한니발의 카르타고와 벌인 16년간의 제2차 포에니전쟁을 예로 들면, 이 전쟁에서 로마의 최고 지도자인 집정관이 13명 전사했다. 그리고 계속되는 전투로 귀족들이 많이 희생돼, 로마 건국이후 500년 동안 원로원에서 귀족이 차지하는 비중이 15분의 1로 줄어 들었다.

미국이나 영국을 비롯한 서구사회 지도층의 ‘솔선수범 정신도 철저하다. 백선엽 전 육군참모총장은 월간조선에 기고한 글에서 6·25전쟁 당시 142명의 미군장성 아들들이 참전해서 이 중 35명이 전사하거나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당시 미8군 밴 플리트 사령관의 아들도 폭격기 조종사로 참전했다가 압록강 인근에서 전사했다. 제34대 미국대통령인 아이젠하워의 아들도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대통령 당선자 시절인 1952년 한국을 방문한 아이젠하워가 “내 희망은 아들이 적에게 포로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는 대목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최근에 가수 MC몽이 병역문제로 말썽을 피웠다. 결국, MC몽은 병역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해마다 툭하면 터지는 병역비리. 그만큼 국민들이 병역 문제에 민감하다는 뜻이다. 우리의 재벌가도 별 수 없다. 전체적으로 요리조리 잘도 피하는 모양새다. 국내 내로라하는 유통업계의 두 그룹. 롯데와 신세계의 수장들도 예외는 아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비만으로 입대하지 않았다. 신체검사 때 몸무게가 104㎏으로, 커트라인 103㎏에서 단 1㎏ 초과해 면제(제2국민역)돼 ‘고무줄 몸무게’란 의심을 샀다.

87년 대학시절 79㎏ 나가던 체중이 갑자기 25㎏이 불어 90년 신체검사에선 104㎏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의 몸무게는 현재 90㎏ 안팎으로 알려졌다.

신격호 롯데회장의 병역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10대 후반 일본으로 건너가 사업을 시작한 점을 감안하면 일본 국적을 취득해 면제됐을 가능성이 크다.

두 아들도 일본 국적 때문에 입영대상에서 제외됐다. 장남 신동주 부회장(일본 롯데)은 일본에서 태어나 현재 일본에서 살고 있는 ‘완전한’일본인이다. 당연히 한국에서 군대에 갈 필요가 없었다.

차남 신동빈 부회장(한국 롯데)도 재일교포 신분으로 줄 곧 일본에 살면서 군 면제를 받았다. 그는 한·일 양국의 호적에 오른 채 ‘이중국적’상태로 국내에서 활동하다 96년 일본 국적을 정리하고 한국 국적을 회복했다.

우리나라는 세계 유일의 분단 국가다. 따라서 국민이 고위공직자나 기업총수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병역문제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고,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특히 ‘인물’을 평가할 때 도덕성 잣대로 우선 병역이 거론되는 것도 이 같은 맥락 때문이다. 신동빈 부회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18년 200조 매출이란 목표를 제시했지만 우리가 사업을 하는 것은 소비자의 생활의 질을 높이고, 그런 면에서 여러가지 사회에 공헌을 하는 것이다. 그런 일을 잘 했다는 평가를 받는 경영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유가 어떻든 병역에 조금이라도 흠이 있다면 두고 두고 괴롭힐 ‘아킬레스건’으로 남을 게 뻔하다. 병역 문제가 이슈화 될 때마다 ‘좋은 예’혹은 ‘나쁜 예’로 말이다.

박상권 기자 kw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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