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 H, K, L 그룹 창업자 등 친자확인 소송
오랜 다툼 끝 법원서 ‘친자 맞다’ 결론 재벌가 로열패밀리의 혼외 자녀 관련 이야기는 심심찮게 터져 나온다. 호사가들은 사건의 진실 여부와는 관계없이 시시콜콜 알려고 덤벼들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어디까지나 숨기고 싶은 것이 사실이다. 선대 오너의 불미스러운 일이 드러나는 것도 드러나는 것이지만 자칫 상속과 경영권 분쟁까지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DNA 검사를 통한 친자확인 이 일반화되면서 문제는 그리 간단치 않다는 것이 문제다.
재벌가 로열패밀리 혼외 자녀 관련 이야기는 C그룹에도 있다. 2006년 숨겨진 남동생을 한명 더 두고 있다는 사실이 보도된 바 있다.
이 모씨가 부친을 찾아 반평생을 헤매다 S그룹의 장남으로 C그룹 창업자가 아버지란 사실을 알고 2004년 창업자 이모씨를 상대로 친자확인 소송을 제기했다는 내용이었다. 2006년 10월 대법원으로부터 승소 확정 판결을 받아 C그룹 일가의 공식적인 가족이 됨으로써 문제는 해결됐다.
업계에선 향후 C그룹의 경영구도를 놓고 말들이 많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낌새는 없다. 이씨는 소장에서 “행방이 묘연한 아버지를 찾고 자식들에게 할아버지를 만나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재산을 물려받거나 가족으로 인정받기를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소송 이유를 밝힌 바 있다.
H그룹도 배다른 형제들이 뒤늦게 “유산을 달라”는 소송을 제기해 한동안 입방아에 오른 것도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H그룹 J 창업주의 ‘서녀’인 두 자매가 2006년 1월 유산분배 문제를 들고 나타났다.
1960∼70년대 활동한 여배우로 알려진 자매의 어머니는 19세 때 J 창업주를 만나 두 살 터울의 두 딸을 낳았고 이내 딸들과 함께 미국으로 떠났다.
이들은 숨어 살다가 2001년 “창업주가 1970년대 자신들을 낳았지만 세간의 이목을 피하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시킨 뒤 호적에 올려주지 않았다”며 친자확인 소송을 냈고, 법원은 “친딸들이 맞다”고 자매의 손을 들어줬다
K그룹 창업주 이모 회장의 혼외아들 이 모씨도 마찬가지다. 그도 지난 2004년 창업주 가족들을 상대로 미국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에 500만 달러(한화 약 50억 원)의 상속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 씨에 따르면 자신의 어머니인 A씨가 이 회장을 처음 만난 것은 1977년 서울의 한 요정이었다. 당시 그곳에서 일하던 A씨는 이 회장의 눈에 들었고 1978년 이 씨를 낳게 됐다. 이 회장은 당시 72세, A씨는 18세였다고 한다.
처음 태어났을 때는 이 회장은 A씨에게 집도 마련해주고 양육비도 지원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씨가 4살이 됐을 무렵 A씨는 이 회장에게 보내졌고 1985년 이 회장이 뇌출혈로 쓰러지자 이 씨는 고아원에 보내졌으며 이후 미국으로 입양됐다. 이씨는 22년만인 2004년 사실을 알게 되자 이 회장의 가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다 3년 후인 2007년에는 이 회장에게 베일에 감춰졌던 숨겨진 딸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또 한 번 파장을 일으켰다.
이 창업주의 숨겨진 8번째 혈육이라고 주장하는 이 모씨와 그의 어머니인 일본인 기모 씨가 K그룹이 ‘혈육에 대해 잘못된 처우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기모 씨는 1981년 화가와 결혼해 스웨덴에서 새 삶을 시작했고 이 회장과의 사이에서 낳은 이 씨도 기모씨가 있는 스웨덴에서 함께 생활하게 됐다.
그러던 중 1994년 병상에 누워있던 이 회장이 운명을 달리하자 K 그룹 측에서 이 씨에게 연락을 해왔다. 이때 이 씨는 상속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상당한 액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L그룹 창업주 L 회장 역시 혼외자녀를 두고있다. L 회장은 자신의 그룹이 주최하는 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여성을 자신의 숨겨둔 여성으로 만들었다. 딸도 한 명 낳았다. 최근들어 이 딸은 L 회장의 가족등록부에 이름을 올렸고, 주식도 일부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이 딸에 대한 오너패밀리가의 시선이 따갑다는 후문이다.
이범희 기자 skycros@da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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