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CEO들 판도 변화 주목
금융권 CEO들 판도 변화 주목
  • 이범희 기자
  • 입력 2010-09-28 12:43
  • 승인 2010.09.28 12:43
  • 호수 857
  • 2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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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풍낙엽’CEO는 누구인가?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전 사장(좌) - 윤용로 기업은행 은행장

‘기업가 정신’이란 1차적으로 ‘창업 정신’이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창업한 기업을 제대로 경영해 생존을 이어가는 ‘수성(守城)정신’이다. 수성정신은 적의 공격이나 침략을 막기 위하여 성을 지킨다는 뜻으로 경영에서도 다른 기업과 맞붙어 회사를 구한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그만큼 경영의 중요함을 말한다. 선장 역할을 하는 수장들 역시 마찬가지다. 그들의 경영노하우와 잣대가 올바로 됐을 때 그 기업의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 특히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금융권은 더욱 그렇다. 최근 금융계의 불미스러운 일들로 신뢰가 일부 하락했다. 횡령사건은 물론 내부직원들의 싸움이 외부로 알려지기도 했다. 수장이 잠시 자리를 비우는 일도 있었다. 때문에 금융권에서도 각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 연말에는 새로운 인사정책이 펼쳐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임기를 다한 CEO도 있고 현재 공석인 CEO도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지각 변동이 예상되는 이유이기도하다. 금융권 내부를 들여다본다.

2010년 상반기 언론을 통해 자주 비쳐진 기업 중엔 금융권에선 국민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를 꼽을 수 있다. 국민금융지주는 황영기 회장과 강정원 행장이 투자 실패를 이유로 자리를 물러나야 했다.

황영기 전 국민지주 회장은 우리은행장 재직시절 파생상품 투자 등으로 약 1조2천억 원의 대규모 손실을 낸 것에 대해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로부터 직무정지 상당의 중징계를 받고 사임 했다. 현재 제재처분 취소 청구소송을 진행 중이다. 강정원 전 행장도 마찬가지다. 2008년 카자흐스탄의 센터크레디트은행(BCC)을 너무 비싸게 사서 은행에 손실을 끼쳤다고 금감원은 밝혔다. 이 때문에 한동안 언론과 신문지면을 떠들썩하게 장식했다.

최근까지도 신한금융지주는 언론과 신문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라응찬 회장과 신상훈 사장이 서로에게 ‘횡령’을 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

회사 신뢰도를 실추시키면서까지 지속되고 있다.

두 사건 모두 오너의 도덕성 문제가 드러나면서 사측의 피해는 물론 경영에도 큰 차질을 빚고 있다.

때문에 CEO의 교체는 물론 공석이 불가피한 상황까지 이르게 됐다. 한 순간에 수장이 사라지게 된 꼴이다.

수장을 중심으로 했던 모든 사업들이 중단됨은 물론 또 다른 수장을 맞이해야 하는 통에 일부 사업이 늦어지는 경우까지 초래하게 됐다. 수장 인선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우쳐준 셈이다.

때문에 기업들은 CEO교체에 대한 신중함을 보인다. 오는 연말 공석인 CEO들은 물론 임기를 다하는 CEO들이 많기 때문이다.


임기 만료·공석 인사태풍 오나

윤용로 기업은행장의 임기는 오는 12월 20일 만료된다. 기업은행 안팎에선 윤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우선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직은 미지수다.

기업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007년 1조1679억 원에서 2008년 7670억 원, 2009년 7104 억원 등으로 줄었지만 올해 상반기엔 6834억 원으로 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중소기업의 자금난 해소에도 적지 않게 기여했다는 평도 높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금융당국의 관행에 따라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이나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바통을 이어받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김용환 금감원 수석 부원장과 권혁세 금융위 부위원장이 물망에 오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5개월째 공석인 금통위원 한 자리도 이제 채울 때가 됐다는 지적이다. 후보로는 조원동 전 국무총리실 사무차장, 김대기 전 문화부 2차관, 이인실 통계청장 등이 거론된다.

조 전 차장과 김 전 차관은 재경부와 기획예산처에서 근무한 정통관료이며 이 청장은 서강대 교수 출신이다.

마찬가지로 이철휘 전 사장의 사표 제출로 공석인 캠코 사장 자리는 늦어도 연내에 채워질 전망이다.

후임자로는 현재 사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인호 부사장, 김성진 전 조달청장, 김경호 전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인 부사장은 산업은행에서 국제업무부장 국제본부장(이사) 등을 지낸 국제금융 전문가다. 김 전 청장은 옛 재정경제부에서 국제금융심의관, 경제협력국장, 국제업무정책관 등을 지낸 국제금융·통상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김 전 이사는 재경부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공보관,열린우리당 수석전문위원 등을 지냈다. 이철휘 사장은 KB금융지주 회장 후보 등록을 위해 사표를 제출했다.

신한금융지주와 신한은행의 CEO 역시 검찰의 수사 결과에 따라 상당한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신한금융 ‘3인방’인 라응찬 회장, 신상훈 사장, 이백순 신한은행장이 모두 검찰에 고소됐거나 고발된 상태다. 이사회는 신상훈 사장에 대해 직무정지를 통보한 상태이지만 아직 검찰 수사를 기다리고 있다.

수사결과에 따라 거취를 표명하겠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세 사건을 모두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이중희 부장검사)에 배당했다. 결과는 이르면 다음 달 아니면 11월께 나올 전망이다.

때문에 4분기 금융계엔 인사바람이 불어 닥칠 전망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선장이 없는 배는 어디로 항해할 지를 두고 말썽을 일으키기 마련이다. 금융 전문가들이 대거 입사하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보였다.

[이범희 기자] skycros@dailypot.co.kr

이범희 기자 skycros@da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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