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구본준 부회장 선임 후폭풍
LG전자 구본준 부회장 선임 후폭풍
  • 이범희 기자
  • 입력 2010-09-28 12:32
  • 승인 2010.09.28 12:32
  • 호수 857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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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변화 위해 칼날 휘두른다”
추석을 지낸 재계의 이목이 LG그룹(회장 구본무)에 집중되고 있다. 전문경영인인 남용 부회장을 고집하며 기업문화를 이끌던 LG가 구본준 LG상사 부회장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하면서 오너 경영 체제를 구축했다. 구본준 부회장은 구본무 LG 회장의 둘째 동생이다. 그동안 LG는 책임경영과 성과주의를 인사원칙으로 삼았기에 이번 구본준 부회장의 영입은 또 다른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만약 그가 기대이하의 성과를 달성했을 때 어떤 조치를 취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 외국 증시전문가들 또한 단기간의 성과는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미지수라는 견해가 더 많다. 게다가 남용 부회장이 사업부진으로 회사를 떠난 만큼 대폭적인 물갈이 인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LG내부가 흉흉하다.

남용 부회장이 떠난 LG의 새 사령탑이 구본준 부회장으로 결정됐다. 구 부회장은 10월 1일부터 업무를 시작한다.

LG에 따르면 LG전자 대표이사인 남용 부회장이 지난 9월 17일 개최된 LG전자 이사회에서 CEO로서 현재의 부진한 경영상황에 대해 책임을 지는 한편, 새로운 최고경영자를 중심으로 내년 이후를 준비토록 하기 위해 물러난다.

사실상 경영부진의 잘못을 책임지고 물러나는 것이다.

때문에 경영실적과 연관되는 부서의 대폭적인 물갈이 인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특히 스마트폰 대응전략 실패가 가장 큰 문제점으로 알려지면서 관련 부서의 문책이 예상된다.

LG전자의 휴대전화 사업부문은 2분기에만 1천196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3~4분기도 뚜렷한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고 있어 어둡다는 전망이다.

수익률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HE사업본부장 역시 교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LG전자 HE사업본부는 지난 2분기에 전분기(1천820억 원)에 비해 크게 못 미치는 281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으며 삼성전자 등 경쟁사들에 비해 차세대 제품에 대한 대응전략이 한 발짝씩 느리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5명에 달하는 C레벨(최고책임자)급 외국인 부사장들도 논란거리다.

이들은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해외에서 올리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LG전자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남 부회장이 외부로부터 대거 영입했으나 국내 기업문화에 제대로 융화되지 못한다는 평가도 없지 않았다.

특히 주요 핵심 보직을 외부인들이 차지한 데 따른 내부 임직원들의 사기저하와 인사 불만이 팽배해있던 것도 사실이었다.

이에 외국인 부사장 개개인의 계약기간과 그간의 실적 등을 엄밀히 따져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갈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동안 전문경영인 체제를 고수하던 LG가 오너체제로 전환됐다는 점도 주목하는 분위기다.


오너 경영체제 부작용 우려

강력한 오너십 경영체제가 구축되면서 과거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의사결정이 이뤄질 것이란 설명도 있지만, 자칫 오너 체제에 대한 부작용도 지적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른 기업에서도 오너 체제에 대한 논란이 지속됐던 전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 LG전자의 사령탑이 바뀌면서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에 대한 입장 변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LG전자는 하이닉스 인수 가능성을 줄곧 부인해 왔지만 공격적인 투자를 지향하는 구본준 부회장이 취임함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범희 기자] skycros@dailypot.co.kr

이범희 기자 skycros@da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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