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신격호 VS 농심그룹 신춘호의 제품전쟁
롯데그룹 신격호 VS 농심그룹 신춘호의 제품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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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8-31 10:31
  • 승인 2010.08.31 10:31
  • 호수 853
  • 2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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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먼저 아우먼저’ 사라지고 ‘라면전쟁’
제품전쟁을 치르는 오너 형제도 있다. 롯데그룹과 농심그룹이다. 신격호 회장과 신춘호 회장은 형제지간이다. 이 형제들은 사명전쟁에 이어 ‘라면전쟁’까지 벌이고 있다. 신격호 회장이 이끄는 롯데가 라면사업 진출하면서, 동생인 신춘호 회장이 이끄는 농심과 경쟁적 관계를 형성하게 된 것. 이는 곧바로 형제간의 갈등으로 치달았다.

농심은 유통공룡인 롯데가 라면사업에 뛰어들어 선점하기 시작하면서, 시장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롯데는 유통 계열사인 롯데슈퍼·롯데백화점·세븐일레븐·롯데닷컴·롯데아이몰 등을 통해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활동을 통해 롯데라면이 롯데마트 등에서는 라면 품목 판매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이번 롯데라면은 롯데가 브랜드 개발, 유통을 맡고, 한국야쿠르트가 생산한다.

롯데라면 출시에 농심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이유가 있다.

지난 65년 신춘호 회장이 설립한 롯데공업에서 처음 생산했던 제품이 롯데라는 브랜드를 단 ‘롯데라면’이었던 점 때문이다.

당시 신춘호 회장은 일본에서 형인 신격호 회장을 돕다가 독립 경영에 꿈을 이루기 위해 한국에 들어와 롯데공업을 설립했다. 신 회장은 동생의 라면 사업 진출에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춘회 회장은 재계 일각에서 조차 형(신격호 회장)의 뜻을 어기고 자기 잇속을 챙기려 한다는 의심을 받게 되자 ‘롯데’사명을 버릴 수밖에 없게 됐다는 후문이다.

75년 롯데공업에 출시한 ‘형님먼저 아우먼저’라는 슬로건을 담은 브랜드 ‘농심’을 출시한다. 대박이었다. 이때를 기해 신춘호 회장은 ‘롯데’에서 ‘농심’으로 회사명을 바꾼다.

일본 롯데를 설립한 것은 신격호 회장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먼저 ‘롯데’의 닻을 올린 것은 신춘호 농심회장이다. 신춘호 회장은 65년에 롯데기공을, 신격호 회장은 2년 뒤인 ‘롯데제과’를 통해 ‘롯데’를 기업명으로 사용했다.

회사의 ‘사명’문제로 형제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져 현재까지 두 형제는 거의 왕래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라면전쟁’은 결국 양사에 이익이 아니라는 게 재계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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