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지 못할 금융사 ‘오명’…외환은행에 무슨 일이
믿지 못할 금융사 ‘오명’…외환은행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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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8-17 10:20
  • 승인 2010.08.17 10:20
  • 호수 851
  • 2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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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횡령사고가 터져 내부통제시스템 부실 논란을 야기하고 있는 외환은행에 금융감독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다른 은행들은 한번 일어날까 말까한 사고들이 연례행사 격으로 일어나고 있기 때문. 더욱이 국내는 물론 해외지점에서도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에는 애초 밝혀진 피해금액보다 무려 25배나 큰 실제 피해금액이 뒤늦게 드러나며 부실한 내부관리가 또 한 번 질타를 받고 있다.

지난 3월, 외환은행 선수촌WM센터 전 지점장 정 모 씨가 고객 계좌에서 27억 원을 횡령한 사실이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밝혀졌다. 금감원에 따르면 정씨는 선수촌WM센터 지점장으로 부임한 2008년 초부터 올해 초까지 무려 2년에 걸쳐 VIP 고객 15개 계좌에서 돈을 빼내 마음대로 상장회사에 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외환은행 측은 곧바로 정씨를 보직 해임하고 자체 조사를 벌이는 등 사태 수습을 위해 힘쓰는 듯 했지만 내부통제시스템의 부실 논란과 솜방망이 처벌에 대한 비난을 면치 못했다.

그로부터 5개월이 흐른 지금, 외환은행의 해당 사건 자체조사에 허점이 드러나며 내부통제 관리 소홀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27억 원 규모로 알려졌던 정씨의 횡령금액이 경찰 수사 결과 683억 원에 달한다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VIP고객 예금 수백억 원을 펀드와 머니마켓펀드(MMF) 등에 투자했다가 손실이 나자 펀드를 임의로 해지하고 친인척 명의로 상장사에 대출해주는 수법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대출이자를 높게 받는 방식으로 손실을 메우려 했으나 대출해준 돈 대부분은 아직도 변제되지 않은 상태다.

외환은행의 사고는 이뿐만이 아니다. 해외에서도 빈번히 발생했다. 외환은행 오사카지점은 지난 1월 현지 폭력조직의 돈세탁에 도움을 준 것으로 드러나 일본 금융청으로부터 3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고 국제적인 망신을 당했다. 2008년 말에는 오스트레일리아 현지법인에서 현지인 책임자가 700만 오스트레일리아달러(약 60억 원)를 횡령한 사고가 있었고, 미국 로스엔젤레스법인에서는 신용장을 개설해준 교포업체의 부도로 2,000만 달러(약 300억 원)를 떼이는 금융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 측은 “빈번히 발생하는 금융사고로 인해 내부시스템을 강화했다. 그 결과 정씨의 범행을 밝혀냈기 때문에 부실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업계가 지적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시스템 정비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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