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테마주 ‘거품 빠지나’
연예인 테마주 ‘거품 빠지나’
  • 박주리 기자
  • 입력 2010-07-27 10:58
  • 승인 2010.07.27 10:58
  • 호수 848
  • 2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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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팔아 주가조작·먹튀 “개미만 죽었다”
제이튠 본사(좌) - 디초콜렛 본사

연예인 관련 주식에 거품이 빠지고 있다. 제이튠엔터테인먼트,디초콜릿엔터테인먼트 등이 현재 연예인 테마주가 주가조작, 먹튀 논란에 휩싸였다. 제이툰은 비(본명 정지훈)가 대주주였고, 디초콜릿은 대한민국 최고의 MC 유재석, 강호동 등이 소속되어 있다. 스타들의 화려한 명성을 믿고 투자한 개미투자자들만이 적자를 보며 울고 있다. 때문에 코스닥 우회 상장한 엔터테인먼트주를 더 이상 믿고 신뢰할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늘어나는 코스닥 상장 엔터테인먼트주의 문제점을 알아본다.


월드스타 비 정지훈은 최근 자신의 소속사이자 대주주였던 제이튠엔터테인먼트(이하 제이튠)의 지분을 모두 매각처분, 코스닥시장에서 철수했다. 한때 가격이 2만6700원까지 상승했었던 주가는 비의 처분설이 나돌면서 현재 245원으로 폭락했다.

비의 인지도와 스타성으로 수익을 기대하며 제이튠의 주식을 사들였던 일부 투자자들은 그가 더 이상 최대주주도 대표도 아니어서 회사의 상장폐지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 손해를 보게 됐다며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2007년 박진영의 JYP와 결별한 비는 핸드폰 부품 회사인 세이텍을 인수 우회상장을 했다. 이후 상호를 제이튠엔터테인먼트로 바꾸며 150억 원이라는 막대한 돈으로 전속계약을 맺어 투자자들의 관심을 집중, 주가는 단연 폭등했다.

제이튠의 유일한 수익 창출 수단인 비는 3년간 회사 전체 매출액 194억 원보다 많은 200억 원을 지급받았다. 회사는 매년 적자를 기록했다. 또 비가 지분을 처분하기 전까지도 제이튠은 증자 등으로 투자자들의 자금을 끌어 모은 것으로 확인돼 원성을 사고 있다.


사명변경 후 횡령혐의 의혹의 디초콜릿

서울서부지검은 디초콜릿이엔티에프 경영진의 거액의 회삿돈을 빼돌려 횡령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가 진행 중이다. 디초콜릿은 유재석, 강호동, 고현정, 아이비 등 인기 연예인이 소속되어 있다.

디초콜릿은 채권단으로부터 가압류 처분을 받아 이 회사는 소속 연예인들의 출연료를 지급하지 못해 회사 존패의 위기에 놓여있다.

강호동과 유재석에게도 지난 두 달간 출연료를 정산해주지 못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외주 제작하던 프로그램에서도 손을 땠다.

한국 최고의 MC들과 유명 스타들이 포진했으며 황금어장, 패밀리가 떴다 등 지상파 방송의 인기 프로그램을 외주 제작하여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던 기업이다.

하지만 디초콜릿은 설립 때부터 의혹투성이였다. 과거 주가조작 사실이 인정되어 대표가 실형을 선도받은 팬텀 엔터테인먼트(팬텀)를 계승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팬텀의 핵심 멤버들이 그대로 참여해 상호만 달리한 것이 디초콜릿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M&A 전문가와 함께 주가조작 횡령

2005년을 기점으로 코스닥시장에서는 엔터테인먼트종목에 대한 관심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초특급 인기 연예인을 앞세운 엔터테인먼트 주가는 고공 상승하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그것은 거품이었다. 결국 주가조작 혐의로 회사경영진은 조사를 받았다. 얼굴 마담을 했던 하지원, 태진아, 견미리 등도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증권업계관계자는 “그동안 연예기획사는 한류 붐을 타고 우회상장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문했다. 그 뒤 제작사, 유통사 등의 유사 영역의 업체를 인수합병 하면서 종합엔터테인먼트 업체로 거듭났다. 하지만 곧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한계에 부딪혔다. 거품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회사는 경영위기를 맞이했고 경영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한 것이 한탕을 위한 주가조작이었다. 연예기획사, M&A 전문가, 재무전문가가 합세하여 회사를 종합엔터테인먼트로 덩치를 키운 뒤 주가를 조작했다. 주가조작을 통해 벌어들인 돈을 분식회계로 횡령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팬덤엔터테인먼트 등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인기 연예인을 따라 엔터테인먼트주에 대한 묻지마 투자는 결국 투자자 스스로를 파멸로 몰고 간다. 소문에 현혹되는 것은 그만큼 리스크가 높게 된다. 투자의 기본을 지킨 성장가능성이 큰 종목에 투자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주리 기자] park4721@dailypot.co.kr


#“비의 주식매각처분, 비도덕적”

비의 매각에 피해를 본 일반 투자자들 188명이 모여 네이버 카페 ‘제이튠엔터소액주주모임’을 개설했다. 이에 [일요서울]은 카페의 매니저인 닉네임 ‘검프2’와 전화 인터뷰를 시도, 그들의 입장을 들어봤다.

그는 “비의 활발한 국내외 활동과 월드스타의 명성을 믿고 작년 12월에 제이튠 주식을 매매했다”고 밝혔다. 카페 회원 188명 대부분이 1900원대에 주식을 매매해 일반 투자자들은 엄청난 손해를 감수해야만 했다.

하지만 비는 자신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유한 주식을 팔았다. ‘검프2’는 비의 매각처분은 “대주주로서 다른 소액투자자들의 피해는 아랑곳 않고 자신의 몫만 챙겼다”며 “올바른 도덕적인 행동이 아니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그는 곧 배임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비가 전문 경영인이 아닌 자신의 매니저를 대표이사로 위임한 것 또한 회사를 살리려는 목적이었는지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박주리 기자 park4721@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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