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선두 경쟁 ‘치열’
제약업계 선두 경쟁 ‘치열’
  • 우선미 기자
  • 입력 2010-07-13 10:28
  • 승인 2010.07.13 10:28
  • 호수 846
  • 2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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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제약 노익장 VS 녹십자 젊은 혈기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좌) 허일섭 녹십자 회장

80대 노장과 50대 신예 회장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한창이다. 40년 동안 동아제약을 이끌어 온 강신호 회장과 지난해 12월에서야 비로소 대표회사 회장직에 취임한 녹십자의 허일섭 회장이 그 주인공. 양사 회장은 연일 ‘글로벌화’를 천명하며, 직접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동아제약이 올해 2분기 녹십자에 내줬던 제약업계 자리 1위를 재탈환하며 그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양사의 대결구도를 알아본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동아제약의 2분기 예상 매출액은 2200억여 원으로, 1600억여 원 수준의 녹십자를 제치고 왕좌에 오를 전망이다.

녹십자는 지난해 신종 인플루엔자 A(H1N1) (novel swine-origin influenza A(H1N1), 이하 신종 플루) 유행으로 인한 대표적인 수혜 기업이다. 녹십자는 당시 국내 제약사 5위권에서 단숨에 2위권으로 부상했다. 이로써 녹십자의 부채비율은 2008년 105%에서 올해 63%정도로 떨어졌고, 재무 안정성도 크게 높아졌다.

하나대투 증권 관계자는 "이 연장선상에서 녹십자는 지난해 4분기와 올 1분기에서 업계 1위 자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신종 플루의 위협이 한층 사그라 들면서 녹십자의 매출 고공행진도 현재 속도를 줄이는 모습이다. 녹십자의 올 2분기 1515억여 원, 영업이익은 240억여 원을 기록할것" 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동아제약은 2010년 2분기 매출액 2212억여 원, 영업이익 276억여 원, 전년대비 매출 성장률 +8.5%를 기록 할 것으로 예상되어 꾸준한 ‘살 찌우기’를 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런 내실 쌓기로 동아제약이 3분기에 업계 순위를 뒤바꿀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1,2분기를 합한 상반기 실적에서는 여전히 녹십자가 우위에 있다. 1분기 2010억여 원을 기록한 동아제약은 2분기 매출액을 더할 경우 4220억여 원에 달한다. 반면 녹십자는 1,2분기 합쳐 매출액이 4500억여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녹십자, 독감 백신으로 3분기 우위 전망

상반기에 왕좌를 두고 접전을 벌이던 양사의 싸움은 하반기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녹십자의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한 허일섭 회장은 녹십자의 순탄한 항해를 위해 각오를 다지는 모습을 보였다. 허 회장은 취임식에서 녹십자를 ‘글로벌 제약사’로 천명했다. 허 회장은 “끊임없이 변화해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해야 한다는 선대 회장님의 유지를 받들어 회사를 발전시키자”고 역설했다.

최근 녹십자는 혈액제제와 백신제제를 주력으로 하는 제약업체로써 최근 세계보건기구(WHO) 산하기관인 범미보건기구(PAHO)에 600만 달러에 달하는 물량이 선적됨으로써 백신 수출이 본격화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현재 WHO에 계절 독감 백신 PQ인증을 신청해 놓은 상태인데 승인이 임박한 것으로 예상된다. 백신을 세계보건기구(WHO)에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남미, 동남아 등지로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가을철 독감 시즌이 되면 녹십자가 일단 우위를 선점할 수 있다.

녹십자는 올 가을 독감백신 990만 도즈를 생산해 200 도즈는 수출용으로, 나머지는 내수용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금액으로는 약 700억 원 수준이다.

증권계 관계자는 “PQ승인시 현재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노바티스, 사노피 파스퇴르 등 3사가 독과점하고 있는 2조 원의 계절 독감 백신 시장으로의 진출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녹십자의 백신 수출액은 300억 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녹십자는 알부민, 라이넥, 인슐린, 헤파빅주, 리피딜슈프라, 아이비-글로불린에스 등 매출 100억 원 이상의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10개나 보유하며 안정적인 매출구조를 가지고 있다.

더불어 녹십자는 풍부해진 현금으로 M&A등 사업 확장을 위한 실탄까지 확보한 모습이다.


동아제약, GSK와 제휴로 녹십자 추격

이에 제약업계 노익장(老益壯) 동아제약의 강신호 회장도 ‘글로벌화’로 맞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어느 젊은 CEO(최고 경영자)보다 의욕적인 그의 경영 행보로 동아제약의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동아제약은 최근 영국제약사인 GSK와 의약품 공동 판매 계약을 맺었다. 지난달 말 강 회장은 직접 GSK 앤드류 위티 회장과 만나 GSK에서 약속했던 1429억여 원의 투자를 받아냈다. GSK와의 전략적 제휴 체결로 단기적으로는 2010년부터 GSK 제품 12개 품목 중 4개를 일단 들여와 판매를 전담하기로 했다. 제픽스, 헵세라 등 간염약 2가지와 당뇨약 아반디아, 전립선약 아보다트 등인데, 동아제약은 소형 의원급 영업을 전담하게 된다.

더불어 제휴사인 GSK가 세계 백신 시장에 뛰어들며 ‘신플로릭스’를 내놓음에 따라 동아제약이 이 제품의 국내 유통을 담당하게 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이렇게 되면 동아제약은 다시 한 번 재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이로써 실적증가 효과를 볼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해외 개발 과제에 대한 제휴를 통해 글로벌 신약 탄생에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하나대투증권은 지난 6월 17일 동아제약이 2분기 어려운 업계 환경 속에서도 우수한 성장세를 시현할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조윤정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동아제약은 2분기에도 주력 제품들의 고성장세를 힘입어 처방의약품 부문에서 전년대비 12% 성장한 13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아제약은 “제품별로는 위염치료제 ‘스틸렌’이 전년대비 18% 성장한 250억 원의 매출 달성이 예상된다”며 “플라비톨(항혈전제), 오로디핀(고혈압제), 오팔몬(허혈성개선제), 아크로펜(소염진통제) 등 주력 제품들은 전년대비 15%대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동아제약은 준비된 신약 파이프라인을 2011년부터 줄줄이 상품화할 수 있다.


양사 회장의 행보가 관건

제약업계의 왕좌는 누가 차지할 것인가에 여러 변수가 존재한다. 더불어 주목할 것은 양사 회장들이 녹십자와 동아제약이라는 배의 키를 어는 곳으로 돌릴 것인가에 있다. 때문에 하반기 향후 제약업계의 관심이 강신호 회장과 허일섭 회장에게로 쏠리고 있다.

양사가 제시한 올해 매출 목표는 동아제약 9000억 원, 녹십자는 7900억 원이다.

[우선미 기자] wihtsm@dailypot.co.kr

우선미 기자 wihtsm@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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