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고혈압 치료제 ‘올메텍’ 성분 논란
대웅제약 고혈압 치료제 ‘올메텍’ 성분 논란
  • 우선미 기자
  • 입력 2010-06-29 11:25
  • 승인 2010.06.29 11:25
  • 호수 844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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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질환 발생 가능성 제기 파문

대웅제약(대표 이종욱)이 최근 잇따른 악재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국세청 세무조사로 수 백 억 원대의 법인세를 납부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국내 1위 처방 혈압약인 ‘올메텍’의 주성분인 올메사탄이 미국발 안전성 이슈에 휘말렸다. 미국 식품의약청(이하 FDA)이 올메사탄에 대한 임상실험 결과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늘린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때문에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올메사탄을 주성분으로 이용한 올메텍 제품의 경우 혈압을 떨어뜨리는 목적으로 개발돼 국내 1위 처방 혈압약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에 그동안 올메텍을 복용했던 의학계는 물론 환자들도 불안해하고 있다. 그 파장 또한 크다. 그 내막을 [일요서울]이 알아본다.

지난 6월 21일 미국 식품의약청(이하 FDA)은 국내 유명 제약회사인 대웅제약이 개발한 고혈압 치료제 올메텍의 주 성분인 올메사탄에 대한 임상연구 2건의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올메사탄을 섭취해 발생한 심장병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위약군 보다 높아 안전성 분석에 착수해야 한다는 것. 때문에 안전성에 대한 지적이 끊임없다.

미국 FDA가 당뇨병 환자 4400여 명을 대상으로 로드맵(ROADMAP) 연구와 550여 명을 대상으로 오리엔트(ORIENT) 연구를 실시한 결과 충격적인 보고서를 내놨다. 올메사탄 복용군에서 총 15명의 ‘심혈관계’ 사망자가 발생한 것.

이는 위약군의 사망자 수 3명에 비해 5배나 많은 수치다. 뇌졸중, 심근경색, 급사 등의 심혈관계 질환도 올메사탄 복용그룹에서 더 많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랜엔트 연구에서는 사망자가 올메살탄 복용그룹 10명, 위약군 3명으로 역시 올메살탄 복용 그룹이 크게 많았다.

때문에 사측도 그동안 쌓았던 명성에 흠집이 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비록 이 연구가 당뇨병 환자가 올메살탄을 복용했을 경우와 위약을 복용한 경우를 비교해 올메살탄이 신장질환이나 당뇨병에 좋은 영향을 준다는 가설 아래 진행됐다 해도 연구 결과는 생명과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제조사인 대웅제약과 다이이치산쿄도 논란을 진압하고 나섰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올메텍이 5년 동안 많은 고혈압 환자에게 처방됐음에도 문제를 일으킨 적은 없었기 때문에 이런 보고가 된 것이 의외”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 회사 측은 “이번 관련 데이터는 연구의 주요 결과 변수가 아니었음을 직시해야 한다”며 “따라서 심혈계 질환 사망률은 통계적으로 유의하다고 판단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으로 소비자들과 의료진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는 어려워 보인다.

올메사탄을 주성분으로 올메텍 제품의 경우 국내 도입 수년 만에 단일 브랜드로서는 처방액 1위 품목으로 떠올랐고, 20mg은 431억 원, 이뇨제를 합한 올메텍플러스는 430억 원의 판매고를 올리며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인 제품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여타 계열에 비해 최신 제품인 ARB(안지오텐신 II 수용체 억제제) 계열에 속하는 약품으로, 이 계열 제품에서 사망률이 증가했다는 보고는 처음이기에 충격을 더하고 있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김모씨(45)는 “고혈압 때문에 올메텍을 처방받고 있다”며 “혈압 떨어뜨리는 약이 아이러니하게도 심장관련 질환을 발생시킨다는 사실에 복용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 중이다”라고 털어놨다.

더군다나 올메텍에 대한 ‘장기간의’ 임상실험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메텍은 ‘이 약을 먹으면 혈압이 떨어진다’는 단기 효과만 확인됐기 때문에 장기 복용에 대한 부작용이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는 의견이 새어나오고 있다.


철저한 규명 필요

국민들의 우려를 의식한 탓인지 보건당국도 이번만큼은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보건당국은 ‘통계적 유의성’을 떠나 환자가 복용하는 약이니만큼 ‘확실한 검증 절차’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사망률을 기록했기 때문에 FDA의 통계적 유의성을 간과할 수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FDA의 관련 정보가 나오자마자 확인절차에 들어갔다”며 “식약청 내에서 의약품안전정보 TF에서 검토를 진행하고 있으며 아직 결론을 내릴 수는 없지만, 주의 깊게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FDA는 “올메텍의 주성분인 올메사탄이 사망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결론에 이른 것은 아니며, 현 시점에서는 이 약의 혈압강하 효과가 잠재적 위험을 능가한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FDA는 의료 전문가들에게 올메사탄을 처방할 때 이상 반응이 생길 경우 즉각 보고해 줄 것을 부탁했다.

국내 심장질환 권위자인 김모 교수는 “올메텍이 심장 관련 질환을 발생시키거나 위험도를 높이는지에 대해서 판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FDA의 결론이 도출될 때까지 기다려 보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그는 이어 “올메텍은 국내에서 고혈압 치료제로 가장 많이 처방된 약인데, 섣부른 판단은 환자의 혼란만 가중시킬 것” 이라고 염려했다.

[우선미 기자] wihtsm@dailypot.co.kr





우선미 기자 wihtsm@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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